[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이달 출시된 갤럭시S26 시리즈와 아이폰17e의 초기 흥행으로 번호이동이 폭증하는 등 이동통신 시장이 크게 요동쳤지만, 이동통신3사간 가입자 변화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번호이동이 전월 대비 20% 이상 급증했지만, 가입자 판도에는 거의 변화가 없는 ‘헛돈 경쟁’ 양상이 뚜렷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SK텔레콤의 점유율 40% 회복도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8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3월 번호이동 건수는 63만건을 넘어서며 전월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갤럭시S26 시리즈와 아이폰17e 출시 효과와 초기 흥행, 지원금 경쟁이 맞물리며 시장 자체는 빠르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가입자 변화는 미미했다. 3월 기준 SK텔레콤은 6293명 순감, LG유플러스는 2135명 순감을 기록했다. KT는 108명 순증에 그쳤다. 알뜰폰(MVNO)이 8320명 순증을 기록했지만 증가 폭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결국 가입자가 특정 사업자로 쏠리기보다, 통신사 간·알뜰폰 간을 오가는 ‘순환 이동’만 반복된 셈이다. 시장은 활성화됐지만 가입자 점유율 구도는 사실상 그대로다.
시장이 뜨거워진 이유는 공통지원금 상향 때문이다. 이통3사는 갤럭시S26 출시 이후 약 2주 만에 공통지원금을 빠르게 인상했고, 단통법 폐지로 추가지원금 상한까지 사라지면서 실구매가가 크게 낮아졌다. 소비자들은 특정 통신사에 머무르기보다 보조금 등 조건이 좋은 곳으로 이동하는 전략을 택했고, 이는 점유율 변화 없는 번호이동 증가로 이어졌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SK텔레콤의 시장 점유율 40%대 회복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올해는 순증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1~2월 흐름은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현재의 감소세를 반등으로 바꿔 연말에는 증가세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무선 점유율 40%대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3월에도 순감을 기록하며 반등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1월 기준 약 39% 수준에서 좀처럼 점유율 상승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과거에는 신형 스마트폰 출시가 점유율 확대의 기회로 작용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이통3사간 품질 서비스 차이가 거의 없어지면서 지원금 조건이 가입자 이동을 좌우하고 있어서다. 특정 사업자가 한번에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됐다.
LG유플러스 등 사업자가 위약금 면제나 신규 가입 정지 등 행정 처분을 받지 않는 이상 의미 있는 점유율 상승은 사실상 어렵다. SK텔레콤이 지난 1월 기준 점유율 39%를 회복한 것도 KT 위약금 면제 기간에 가입자를 뺏을 수 있어서였다. 1월 초 KT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많은 비용을 투입했지만 2025년 12월(38.77%)보다 점유율이 0.3%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현재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1월 기준 통신시장 전체 가입자 5740만6124명 중 1%는 약 57만명이다. 1인당 보조금 20만원으로 계산해도 약 1140억원이 필요하다. SK텔레콤의 지난해 분기 평균 영업이익은 약 2700억원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진입한 만큼, 단말 출시나 보조금만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은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가입자 ‘유지’가 더 중요해진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점유율 1%를 올린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SK텔레콤이 점유율 40%에서 30%대로 내려온 것도 위약금 면제보다는 신규 영업 정지를 맞은 것이 컸다”며 “타사가 신규 영업 정지 등 행정 처분을 받지 않는 이상 40% 점유율 회복은 어려운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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