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초기 투자사 더벤처스가 AI 심사 시스템을 도입해 투자 의사결정 속도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기존 수 주 이상 걸리던 투자 심사를 72시간 이내로 단축하며 벤처캐피털(VC) 업계의 운영 방식 변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더벤처스는 AI 심사역 ‘비키(Vicky)’ 도입 1년 만에 평균 30일 이상 소요되던 투자 심사 기간을 약 3일 수준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비키는 지난 1년간 1,000건 이상의 스타트업 사업계획서를 분석하며 실무에 투입됐다. 초기 스크리닝 단계에서 인간 심사역과의 판단 일치율은 약 90%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존 VC 업계에서는 투자 검토에 수 주에서 수 개월까지 소요되는 경우가 많았다. 더벤처스는 데이터 기반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병목 구간을 줄이고, 의사결정 구조를 재설계했다는 설명이다.
비키는 접수된 IR 자료를 바탕으로 기술 논리의 결함을 탐지하고, 글로벌 기업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시장 규모와 경쟁 환경을 분석한다. 또한 유사 서비스 비교 리포트를 자동 생성하며, 심사 리포트 작성 등 반복적인 업무를 처리한다. 그 결과 심사역은 창업자 인터뷰와 전략 검토 등 정성적 판단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
해외 VC들도 AI를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 Andreessen Horowitz는 포트폴리오 관리와 투자 인프라 고도화에 AI를 적용하고 있으며, SignalFire는 ‘비콘 AI’를 통해 기업·인재 데이터를 분석한다. EQT Ventures 역시 ‘마더브레인’ 시스템으로 스타트업 성장 데이터를 추적하고 있다.
다만 이들 사례가 투자 이후 관리나 기회 발굴에 초점을 맞춘 반면, 더벤처스는 초기 심사 단계부터 AI를 핵심 엔진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더벤처스는 투자 심사 기간 단축을 창업자 중심 전략으로 설명한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확실한 대기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는 판단이다.
회사 측은 접수 후 72시간 내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체계를 구축하며 스타트업의 실행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다.
AI 기반 심사 시스템은 효율성과 속도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지만, 창업자의 역량이나 팀 케미스트리 등 정성적 요소를 얼마나 정교하게 반영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또한 데이터 편향이나 학습 모델의 한계가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더벤처스는 향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투자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AI가 투자 심사의 속도를 바꾸는 수준을 넘어, VC 산업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스타트업 투자 환경에서 ‘속도’와 ‘정확성’ 사이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도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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