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경기 화성의 한 제조업체 대표가 외국인 노동자 신체에 에어건으로 고압 공기를 분사해 중상을 입힌 사건이 알려지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으며 이재명 대통령도 경찰과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에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는 8일 화성 소재 제조업체 대표 60대 A씨를 상해 혐의로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처했다고 밝혔다. 전날 수사전담팀을 구성한 뒤 하루 만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경찰은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A씨를 소환해 범행 고의성과 구체적인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월 20일 화성시에 위치한 한 제조업체에서 공장 대표 A씨가 작업대에서 몸을 숙인 채 근무 중이던 태국 출신 노동자 B씨의 항문 부위에 에어건을 밀착한 뒤 고압 공기를 분사했다.
이로 인해 B씨는 복부가 급격히 팽창했고 호흡 곤란 증세까지 보여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수술을 받았다. 진단 결과는 복강 내 공기가 차는 ‘기복증’과 직장 손상이었다. 현재 B씨는 배변 주머니를 부착한 채 생활하는 등 일상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현장을 방문한 JTBC 취재진에 “함께 일하면서 장난으로 에어건을 사용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현재 A씨는 B씨를 입원시키는 대신 강제 귀국을 종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사건을 인지한 경찰은 수사전담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경기지방고용노동청과 합동으로 현장 조사를 실시한 뒤 유사 사례 존재 여부도 확인할 예정이다.
노동부도 해당 사업장에 대한 기획감독에 돌입했다. 구체적으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폭행 및 직장 내 괴롭힘,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 전반의 위반 여부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엄중히 조사할 방침이다.
B씨는 2020년 비자 만료 이후 귀국하지 않아 미등록 체류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당국은 사고가 발생한 만큼 국적이나 체류자격과 관계없이 사건 경위를 철저히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B씨 측은 관할 근로복지공단 화성지사에 산재 요양급여를 신청한 상태다. 경찰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심리 상담 및 치료비 등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또한 B씨의 회복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경찰과 노동부에 철저한 진상 조사를 주문했다.
청와대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전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산업 현장에서 부상을 입은 이주노동자가 체류자격에 상관없이 국내에 머무르면서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법무부·노동부 등 관계 기관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 약자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폭력과 차별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국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 현황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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