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금융당국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해 채권시장 안정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8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금융시장반 회의를 열고 중동 사태 이후 금융시장 상황과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시장안정프로그램을 통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을 대규모로 매입한 점이 핵심 대응으로 꼽힌다. 3월 한 달간 매입 규모는 2조4200억원으로,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당시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이는 최근 몇 년간 평상시 월평균 집행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시장 불안 확대에 대비한 선제 대응한 영향이다.
지원 방식도 다변화됐다. 그동안 중단됐던 여전채 매입이 재개됐고,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P-CBO 발행도 올해 처음 추진됐다.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자금 공급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다만 금융당국은 시장 상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이에 따른 물가 압력으로 주요국 통화정책 기대가 조정되면서 글로벌 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금리도 이에 연동되는 흐름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말 2%대 후반에서 최근 3% 중반대로 상승했고, 회사채 금리 역시 4%대를 넘어서는 등 기업의 조달 여건이 점차 부담되는 구간으로 진입하고 있다.
다만 신용시장 전반의 경색 신호는 아직 제한적인 수준이다. 회사채 AA- 기준 신용스프레드는 소폭 확대에 그치며 과거 위기 국면과 비교해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위는 당분간 시장안정프로그램의 적극적인 운용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의 영향을 받는 산업을 중심으로 자금 지원을 강화하고, 필요 시 집행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신진창 사무처장은 “시장 금리 상승으로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취약 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강화하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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