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액체연료 기반 로켓이 일정 부분 군사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실제 무기 체계로 전환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한다. 다만 저장성이 높은 액체 추진제를 사용하는 초기 형태의 로켓은 일부 미사일 기술과 결합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미사일에 발사체 접목 가능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은 최대 80개의 집속탄을 탑재할 수 있는 ‘코람샤르-4’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이란의 2단 액체연료 우주발사체 ‘시모르그(Simorgh)’ 기술이 일부 적용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경우 명중 정확도를 일부 희생하는 대신 사거리를 늘리는 방향으로 설계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모르그는 길이 약 27m, 직경 2.4m 규모로 약 250kg급 위성을 탑재할 수 있는 이란의 대표적 발사체다. 연료 주입, 단 분리, 비행 제어 등 기본 원리는 탄도미사일과 유사해, 서방 국가들은 이란의 우주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지속적으로 군사적 전용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군사용은 ‘고체연료’, 발사체는 ‘액체연료’
일반적으로 군사용 미사일에는 액체연료보다 고체연료가 더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예를 들어 8톤 이상의 초중량 탄두를 탑재해 지하 깊숙한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한국의 ‘현무-5’ 역시 고체연료를 사용한다. 이는 고체연료가 연료 주입 과정 없이 즉각 발사가 가능해 생존성과 운용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정재권 항공우주시스템공학회장은 “액체연료 로켓은 발사 전 연료 주입에 시간이 필요해 공격에 취약하다”며 “군사용 미사일은 지하시설이나 이동식 발사대에서 신속히 발사할 수 있어야 하므로 고체연료 방식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저장성 액체연료, 군사·우주 경계에 존재
그럼에도 러시아, 중국, 유럽, 인도 등에서는 저장성 액체연료를 활용한 사례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UDMH(비대칭 디메틸하이드라진)와 사산화이질소(N₂O₄) 조합이다. 이들 연료는 상온에서 장기간 저장이 가능하고 자연발화 특성을 지녀 점화장치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어, 과거 ICBM과 일부 발사체에 활용됐다.
중국의 창정 시리즈, 러시아의 프로톤-M, 유럽 초기 아리안 로켓, 인도 PSLV 일부 상단 엔진 등에서 이러한 조합이 사용된 바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가 고체연료 기반으로 전환하는 흐름 속에서도, 초대형 ICBM ‘사르마트’에는 여전히 액체연료를 적용해 높은 추력과 사거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민간 우주발사체는 독성과 환경 문제로 인해 저장성 액체연료 대신 케로신(RP-1)과 액체산소(LOX)를 주로 사용한다. 한국의 누리호를 비롯해 미국의 새턴 V, 팰컨 9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스페이스X의 스타십, 블루오리진의 뉴글렌처럼 액체 메탄과 액체산소를 사용하는 친환경·재사용형 추진체로의 전환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 회장은 “액체연료는 비용 효율성과 장거리 수송 능력에서 강점이 있어 상업용 발사체에 적합하다”면서도 “군사용은 신속성과 정확성이 핵심이기 때문에 비용이 높더라도 고체연료가 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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