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AI가 사람을 대신해 스스로 결제하고 대가를 받는 ‘자율 경제’ 시대를 겨냥한 협력이 국내에서도 본격화하고 있다. 8일 블록체인 인프라 기술 기업 DSRV는 기업용 생성형 AI 통합 솔루션 기업 사이오닉에이아이와 ‘AI 에이전트 경제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AI가 단순히 답변을 내놓는 도구를 넘어, 실제 거래와 정산까지 수행하는 경제 주체로 진화하는 흐름에 맞춰 관련 인프라를 함께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 AI가 결제하는 시대
이번 협력의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의 변화가 깔려 있다. 최근 해외에서는 AI가 스스로 지갑을 만들고 결제까지 수행하는 구조가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AI 에이전트가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지갑을 선뵀고, 결제 플랫폼 스트라이프도 AI가 서비스를 구매하고 비용을 지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양사는 이런 흐름이 AI 산업의 수익화가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결제와 정산이 실제로 이뤄지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판단했다.
양사가 그리는 그림은 기업이나 개인이 목표를 설정하면, 기능별로 전문화된 AI 에이전트들이 서로 일을 나눠 맡고 그 결과에 따라 실시간으로 보상을 주고받는 구조다. 이를 위해 양사는 AI 에이전트 마켓플레이스,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정산 인프라, 업무 기여도에 따른 자동 수익 배분 구조, 온체인 신용평가 체계 등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AI끼리 협업하면서 초소액 거래가 수시로 발생하는 구조를 염두에 둔 설계다.
▲ 초소액 결제의 해법
양사는 기존 금융 시스템으로는 이런 거래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AI 에이전트 간 협업 과정에서는 소액 결제가 매우 자주 발생하는데, 은행 시스템은 수수료가 높고 정산 절차도 복잡해 이런 구조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은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실시간 결제가 가능해 AI 에이전트 경제를 떠받칠 대안으로 꼽힌다는 것이다. 결국 AI의 자율적 경제 활동이 현실이 되려면, 그에 걸맞은 금융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얘기다.
역할 분담도 명확히 했다. 사이오닉에이아이는 AI 에이전트의 생성과 협업을 지원하는 ‘인텔리전스 레이어’를 맡고, DSRV는 AI 전용 지갑과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을 처리하는 ‘웹3 금융 레이어’를 개발해 이를 하나로 묶을 계획이다. 양사는 금융, 로봇, 모빌리티, 이커머스, 여행 등 여러 산업군에서 공동 사업 개발도 추진하기로 했다. 기술 시연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수익 모델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DSRV와 사이오닉에이아이는 이번 협력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가 먼저 움직이고 있는 ‘AI 금융’ 흐름에 국내 기술력을 결집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서병윤 DSRV 공동대표는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은 AI를 단순한 업무 도구에서 독립적인 경제 주체로 격상시키는 핵심 기술”이라며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AI 특화 금융 인프라를 구축해 실제적인 수익 창출 사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고석현 사이오닉에이아이 대표 역시 “AI 에이전트 간 협업은 기술적으로 이미 가능해졌지만, 이를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는 것이 시장 확대의 관건이었다”며 “DSRV와의 협력을 통해 자율 경제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핵심 인프라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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