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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차전 대한항공의 승리로 일찍 기우는 듯 보였던 챔피언결정전은 3차전 현대캐피탈의 반격으로 다시 안갯속에 빠져들었다. 2연패 뒤 3차전 완승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현대캐피탈은 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 4차전을 치른다.
1·2차전은 대한항공의 목적타 서브 위력이 빛난 경기였다.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 리시브 라인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하며 초반부터 주도권을 쥐었다. 특히 허수봉과 신호진을 집중적으로 겨냥한 것이 효과를 냈다. 반복된 압박 속에 두 선수의 리시브가 흔들리자 현대캐피탈의 공격 전개는 급격히 경직됐다.
리시브가 불안해지면 세터의 선택지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빠른 공격이나 중앙 활용이 어려워진다. 결국 좌우 오픈 공격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패턴으로 흐른다. 대한항공은 이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블로킹 타이밍을 맞추고 상대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안정된 리시브를 바탕으로 다양한 공격을 펼쳐 연승을 챙겼다.
3차전에서는 정반대의 장면이 펼쳐졌다. 현대캐피탈이 강서브로 대한항공의 리시브를 흔들면서 흐름을 완전히 뒤집었다. 서브의 위력과 정확도가 동시에 살아나 대한항공 수비 라인이 크게 흔들렸다.
리시브가 흔들린 대한항공은 중앙 속공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영입한 새 외국인선수 호세 마쏘(등록명)의 존재감도 크게 줄어들었다. 미들 블로커인 마쏘는 속공과 블로킹에서 중심을 잡아야 하지만, 공격 연결 자체가 원활하지 않았다. 세터가 안정적으로 공을 올리지 못하자 중앙 공격은 사실상 봉쇄됐다.
가운데가 막히면 팀 공격의 균형도 무너진다. 좌우 측면 공격 역시 예측 가능한 패턴으로 바뀌고, 상대 블로킹에 읽히기 쉬워진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3차전에서 공격 효율이 급격히 떨어져 세트 스코어 0-3 완패를 당했다.
결국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서브→리시브→공격’으로 이어지는 기본 구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리시브가 안정되면 다양한 공격 전개가 가능하다. 리시브가 흔들리는 순간 모든 전술은 무력화된다.
남은 경기의 승부처도 명확하다. 누가 먼저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드느냐다. 대한항공이 다시 흐름을 되찾기 위해서는 1·2차전에서처럼 정교한 목적타 서브를 살려야 한다. 반대로 현대캐피탈은 3차전에서 보여준 강서브 기세를 유지해야 한다.
현대캐피의 필립 블랑 감독은 “4차전에도 상대 아웃사이드 히터를 향한 목적타 서브를 바꿀 필요가 없다”면서 “다만 4차전은 코트를 더 넓게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한항공 헤난 달 조토 감독은 “3차전은 리시브가 흔들렸다”며 “미들 블로커를 활용하려면 리시브가 안정적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유리한 쪽은 대한항공이다. 2승 1패인 대한항공은 남은 2경기 중 1승만 챙겨도 우승을 확정짓는다. 하지만 4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이 이긴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4차전의 기세가 5차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대한항공으로선 어떻게해서든 4차전에서 챔피언결정전 시리즈를 끝내야 한다.
대한항공이 희망을 거는 부분은 체력이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기 때문에 긴 시간 휴식을 취하면서 체력을 비축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우리카드와 플레이오프 2경기를 모두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이번 봄배구에서 이틀에 한 번씩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만큼 현대캐피탈의 체력이 얼마나 버티느냐도 4차전의 중요한 관전포인트다. 3차전 승리 후 블랑 감독은 “홈에서 대한항공이 우승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4차전도 승리해 승부를 마지막까지 끌고 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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