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로 치닫던 미국과 이란이 최후통첩 시한을 불과 한 시간여 앞두고 ‘2주간의 잠정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이란이 세계 에너지 공급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개방하기로 약속하고, 미국은 예고했던 대규모 폭격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중동 정세는 파국 면성을 벗어나 외교적 해결 국면으로 급반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오전 6시 32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하고 안전하게, 즉각 개방하는 조건으로 이란에 대한 공격을 2주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했던 이란과의 협상 마감 시한(7일 오후 8시)을 단 1시간 30분 남겨두고 나온 소식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시한 내 합의가 없을 경우 이란의 발전소, 교량 등 모든 인프라를 파괴해 “석기시대로 돌려놓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으나, 막판에 ‘외교적 기회’를 선택했다.
이란 정부도 즉각 호응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8일 성명을 통해 “이란에 대한 공격이 중단된다면 우리의 군대도 방어 작전을 중지할 것”이라며, 휴전 기간 중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통행을 보장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스라엘 역시 미국의 뜻에 따라 2주간의 폭격 중단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이번 휴전의 후속 조치로 오는 4월 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의 실무 회담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향후 2주간 양측은 전쟁 종식을 위한 최종 합의안 도출에 매진할 전망이다.
이번 극적인 합의의 이면에는 파키스탄의 끈질긴 중재가 있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마감 시한 5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외교가 진행될 수 있도록 시한을 2주 연장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샤리프 총리는 존경받는 인물”이라며 그의 요청을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여기에 국제사회의 우려도 한몫했다. 미국 출신 교황 레오 14세는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자 인류의 증오를 낳는 행위”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책을 정면 비판했다. 또한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원유 시설에 대한 보복을 공언하며 중동 전체로 전쟁이 확산될 조짐을 보인 것도 미국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으로부터 10개 항목으로 구성된 제안을 받았으며, 이를 협상의 기반으로 판단한다”고 밝혀 이미 상당 부분 물밑 합의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그는 “군사적 목표는 이미 초과 달성했다”며 “2주간의 기간은 최종 합의를 확정하고 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는 이제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본협상에 주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이 지속되고 양측이 10개 항의 제안을 바탕으로 영구적인 평화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이번 사태의 최종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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