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맛본 시련이었다. 아마추어 세계 2위, 국가대표 승선 등 승승장구하던 김민솔(20·두산위브)에게 2024년 겨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 시드전 탈락은 크나큰 시련이었다.
절망감에 빠져 누워만 있던 그를 깨운 건 부모님의 한마디였다. "지금 뭐하는 거니, 정신 차려"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말에 김민솔은 벌떡 일어나 다시 클럽을 잡았다. 좌절은 길지 않았다. 그는 한층 단단해진 멘털로 프로 무대를 평정했다. 지난해 드림투어(2부)에서 전반기에만 6승을 따내며 질주하더니, 초청 선수로 출전한 정규투어 대회에서 2승을 거두며 정규투어 시드권까지 따냈다.
언니들도 김민솔의 활약을 주목한다. 임희정과 박현경이 김민솔을 강력한 대상 후보로 꼽았다. 그들은 "김민솔의 드라이버 비거리가 길고, 쇼트게임도 잘한다. 좋은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칭찬했다.
김민솔은 "선배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기분이 좋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들뜬 모습은 없다. 주변의 시선에 큰 부담이나 압박을 느끼지 않는 무던한 성격이 그의 장점이다.
"그동안 무작정 연습 시간만 늘렸다면, 정규 시드전 탈락 후엔 효율적으로 훈련했다"고 말한 그는 "어렸을 때부터 지원해 주신 오세욱 두산건설 단장님이 골프를 향한 시야를 넓혀 주셨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길잡이를 해주셨다. 어렸을 때부터 도와준 와우매니지먼트 식구들과 타이틀리스트 관계자들에게 모두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련을 한 번 겪고 나니, 이제 또 떨어져도 크게 무섭지 않다. 시련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힘줘 말했다.
짧지만 강렬했던 지난해 후반기 경험도 김민솔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 체력 관리와 쇼트게임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은 그는 지난겨울 더 치열하게 훈련에 매진했다. 김민솔은 "작년에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루키였지만, 그 경험을 발판 삼아 한층 성숙해졌다. 올해는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후반기에 2승을 따내고도 신인왕을 놓친 그는 올해도 신인왕 자격을 얻는다. 그는 올 시즌 목표에 대해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겠다"고 답하면서도 "굳이 꼽자면 다승왕이 탐난다. 다승왕을 차지하면 신인왕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며 당찬 패기를 보였다. 이어 "대상 후보로 지목받은 선수답게,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솔은 지난 5일 끝난 국내 개막전 더시에나 오픈에서 4오버파 292타 공동 53위에 그쳤다. 첫 술에 배부르랴. 스무살의 김민솔은 여전히 단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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