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아닌 구조조정…석화업계 재편 ‘생존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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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아닌 구조조정…석화업계 재편 ‘생존 시계’

한스경제 2026-04-08 07: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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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전경./ 서산시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전경./ 서산시

|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국내 석유화학업계 구조개편이 본격적인 설비 감축과 법인 재편 단계에 돌입했다. 대산에서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사업재편안이 실행 단계에 들어갔고 여수에서도 여천NCC 2·3공장 운휴를 포함한 재편안이 제출, 업계 전반 공급 축소 논의가 본격화됐다. 문제는 이번 구조개편이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해법이라기보다 불황 국면에서 손실 확대를 늦추는 ‘1차 방어선’에 가깝다는 점이다. 석화업계 안팎에선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긴장 섞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석화 구조개편, 中 공급과잉·원가 경쟁력 열위 대응 차원

국내 석유화학 부진은 단순한 경기 하강이 아닌 중국 중심 구조적 공급과잉, 국내 업체 원가 경쟁력 열위, 적자 수출 장기화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신용평가업계는 석유화학 설비가 연속공정 특성상 일부 제품만 골라 감산하기 어렵고 개별 기업 차원 자율 감산은 경쟁사 반사이익 문제로 한계가 뚜렷하다고 짚었다. 결국 산업 차원 공동 구조개편 외에는 출구가 없다는 의미다. 

실제 대산에서는 에틸렌 연산 110만톤 규모 설비 가동 중단이 확정됐고 여수는 최소 138만톤 규모 운휴를 포함한 안이 추진 중이다. 업계 재편 무게중심은 이제 공장 한두 곳 임시 감산이 아닌 아예 생산능력 축소로 이동했다. 재편안이 진행됨에 따라 현재 적자성 수출 축소 등 가시적 효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 

NCC 업체들은 최소가동률 제약 때문에 내수 부진기에도 잉여물량을 수출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운임과 가격 할인 부담까지 떠안아 왔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에틸렌 수출가격은 내수 판매가격보다 5~10% 낮은 수준이 이어졌다. 여기에 톤당 30~40달러 수준 운임까지 반영하면 수출 수익성은 내수보다 크게 떨어진다. 2023~2025년 수출 물량을 모두 내수로 돌릴 수 있었다고 가정하면 NCC 합산 영업손익은 연평균 약 2000억원 개선 가능했던 것으로 추산된다. 

설비 감축으로 불가피한 잉여 생산이 줄어들면 손실 폭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 구조개편 시나리오를 반영한 NCC 가동률은 에틸렌 82.9%, 프로필렌 79.3% 수준까지 회복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를 두고 업황 회복 기대감을 갖기엔 다른 변수가 워낙 많다. 다운스트림까지 함께 조정되면 NCC 유효수요 자체가 줄어 구조개편 효과가 무색해질 수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범용 PE·PP 등 다운스트림 감산까지 반영할 경우 최종 NCC 가동률은 에틸렌 73.9%, 프로필렌 76.6%까지 내려갈 것으로 추정된다. 공급을 줄이더라도 수요 기반이 약해지면 가동률 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재편 기조는 손실을 줄이는 데는 의미가 있지만 국내 석화업계 구조적 원가 열위를 해소하는 근본 처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중국발 대규모 증설이 계속되는 데다 내수시장에서도 중국산 범용 제품 유입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도 변수다.

▲ ‘샤힌 프로젝트’ 등 내수 시장 지각변동도 눈길…“더 큰 재편 준비 예고 단계”
 
앞으로 내수 시장에서 벌어질 경쟁구도 변화도 눈여겨봐야 한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는 본격 가동 시 에틸렌 180만톤, 프로필렌 77만톤 등을 생산하는 대형 설비다. 정유-석유화학 통합형 TC2C 기반이라는 점에서 기존 단독 NCC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울산에서 저원가 신규 공급이 현실화하면 이미 중국과 경쟁 중인 국내 NCC 업체들은 안팎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게 된다. 구조개편이 한계설비를 덜어내는 수준에 그칠 경우 시장에서는 생존 경쟁에 대한 부담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높다. 

재무와 신용 측면에서도 안심하기 이른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미국-이란 전쟁과 공급망 차질, 글로벌 공급과잉이 동시에 이어질 경우 올해 업황이 당초 예상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조개편 효과를 제외하고 적자 규모가 전년보다 10% 확대될 경우 NCC 5개사 합산 부채비율은 2025년 말 120%에서 약 30%포인트 상승할 수 있고 순차입금도 12조1000억원에서 15조원 내외로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올해 만기 도래 유동성차입금만 약 7조원, 이 가운데 2조3000억원이 시장성차입금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정부 정책금융과 주주사 지원이 완충 역할을 하지만 신설 공동기업이 자체 현금창출력만으로 버티기 어렵다면 최종 부담은 다시 기존 주주사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결국 국내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은 현재로선 ‘속도 조절’에 가깝다. 과잉 설비를 덜어내 적자 수출을 줄이고 가동률을 올려 손실을 완화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발 공급 압박, 샤힌 프로젝트 등 국내 저원가 변수, 신설 공동기업 유동성 리스크까지 감안하면 이번 재편만으로 산업의 기초체력이 바뀐다고 보긴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구조개편은 종착점이 아니라 더 큰 재편을 예고하는 예비 단계로 봐야 한다”며 향후 관련 기업들의 고강도 자구책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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