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규모로 사들인 시점이 지명 발표 직전인 올해 2월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코스피가 조정을 받으면서 해당 ETF 수익률은 현재까지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8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신 후보자의 재산신고 내역을 분석한 결과, 그는 한 온라인 증권사 계좌를 통해 ‘Franklin FTSE Korea UCITS ETF’를 10억5천396만 원어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상품은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ETF로, 한국 중·대형주 주가를 추종하는 배당 재투자형 패시브 펀드다.
신 후보자의 계좌 내역이 공개되자, 해외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도 ‘국장’(국내 증시)에 거액을 투자한 점을 두고 “고국에 대한 애정이 드러난다”는 평가와 함께, 지난 2월 말까지 이어진 우상향 흐름을 근거로 “경제 전문가다운 장기 투자”라는 호평이 뒤따르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매수 시점은 지명 발표를 불과 몇 주 앞둔 시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신 후보자가 올해 1월 말, 2월 초부터 2월 한 달 동안 며칠에 걸쳐 분할 매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평균 매입 단가는 54.3파운드로, 재산신고 기준일(3월 20일) 당시 단가인 52.4파운드보다 높았다. 신고서에 기재된 누적 수익률은 -3.38%에 그쳤다.
해당 ETF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올해 2월 19일에야 신 후보자의 평균 매입 단가인 54.3파운드에 상장 후 처음 도달했다. 이를 감안하면, 이 시점 이후 상당 규모의 매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TF 가격은 2월 말 60.7파운드까지 치솟은 뒤 이란 전쟁 발발 여파로 급락, 3월 말에는 47파운드 선까지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대외 변수에 따른 코스피 조정으로 ‘고점에 물린’ 셈이다.
신 후보자가 보유한 국내 관련 ETF는 이뿐만이 아니다. 삼성증권 계좌를 통해 보유 중인 3억382만 원 규모의 ‘SOL 코리아밸류업TR ETF’는 “2024년 말께 출시 이후부터 들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한은 관계자는 전했다. 이 상품은 국내 기업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베팅하는 ETF다.
일각에서는 신 후보자가 국내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한은 총재직의 상징성을 의식해, 지명 발표를 앞두고 한국 주식 ETF를 추가 매수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은 총재 후보자는 통상 지명 발표 수주 전 인사검증동의서를 제출하고 대통령 비서실의 검증 절차를 거친다. 국제결제은행(BIS)에서 근무해 온 신 후보자는 올해 8월 정년 퇴임을 앞두고 이미 여러 차례 차기 한은 총재로 거론돼 왔다.
한 전직 차관급 인사는 “재산공개 전에 문제가 될 만한 자산을 급히 처분하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다”며 “반대로 특정 자산을 미리 사두고 신고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신 후보자의 ‘바이 코리아’가 단순한 투자 판단을 넘어 향후 공직 수행을 염두에 둔 상징적 행보였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신 후보자가 보유한 다른 해외 ETF의 성적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분산 투자 성격의 ‘Vanguard Total International Stock ETF’ 수익률은 -6.59%,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 주식을 담은 ‘iShares MSCI World ex-U.S. ETF’는 -7.43%, 영국 증시를 추종하는 ‘iShares MSCI United Kingdom ETF’는 -4.66%를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는 자산은 수익률 0.99%를 기록한 영국 국채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Copyright ⓒ 뉴스로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