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미국에서 지난해 가상자산 사기로 인한 피해액이 114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공개한 연례 인터넷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신고 건수와 피해액이 나란히 늘면서, 가상자산을 앞세운 투자 사기가 미국 내 대표적 온라인 범죄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신고 18만건, 평균 피해 6만달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접수된 가상자산 관련 사기 신고는 18만1565건으로 전년보다 21% 늘었다. 사건 한 건당 평균 피해액은 6만2604달러였다. 단순한 소액 편취보다 피해자와 장기간 접촉하며 신뢰를 쌓은 뒤 큰돈을 받아내는 수법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FBI도 가상자산 투자 사기를 “심리 조작과 정상 투자처럼 보이는 외형을 동원해 거액 투자를 유도하는 범죄”로 규정했다.
▲ 10만달러 이상 잃은 피해자 1만8600명
피해는 일부 고액 사건에 집중됐다. 10만달러 이상 손실을 본 피해자만 약 1만8600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비나 노후 자금, 은퇴 자산을 한꺼번에 잃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피해자들은 소셜미디어나 메신저, 연애 앱 등에서 접근한 상대를 믿고 투자에 나섰다가, 가짜 수익 화면과 허위 거래 내역에 속아 추가 송금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출금을 시도하면 세금, 수수료, 인증비 명목으로 돈을 더 요구받는 수법도 대표적이다.
▲ 동남아 사기조직, 공장식 범죄 운영
FBI는 이런 범죄의 배후로 동남아시아에 근거를 둔 조직범죄 집단을 지목했다. 이들 조직이 인신매매 피해자를 강제로 동원해 사기 조직을 운영하고, 장기적·심리적 수법으로 피해자를 속인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개인 투자 상담이나 일상적 대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공장식으로 운영되는 조직 범죄라는 게 FBI 설명이다.
미국 전체 온라인 범죄 피해도 커지고 있다. FBI는 2025년 한 해 동안 인터넷범죄 신고가 100만건을 넘었고, 전체 피해액은 208억달러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가상자산 관련 신고는 18만1565건, 피해액은 110억달러를 넘겨 가장 큰 손실을 낳은 분야 중 하나였다. FBI는 가상자산 투자 사기에 빠진 것으로 의심되는 이들을 선제적으로 찾아 경고하는 대응도 벌이고 있다며, 고수익을 장담하거나 송금을 재촉하는 온라인 투자 권유는 일단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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