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중동 정세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대해 역사상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는 경고를 내놨다.
국제에너지기구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이번과 같은 대규모 에너지 공급 차질은 세계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수준”이라며 “1973년, 1979년, 2022년 위기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
1973년은 제4차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1차 오일쇼크, 1979년은 이란 혁명에 따른 2차 오일쇼크, 2022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를 의미한다.
IE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원유 공급은 하루 약 120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1·2차 오일쇼크 당시 감소폭인 약 500만 배럴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또한 2022년 당시 전 세계 가스 공급이 약 750억㎥ 줄어든 것과 비교해도 현재 공급 부족 규모는 훨씬 큰 것으로 분석된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번 위기의 파급력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유럽을 비롯해 한국, 일본, 호주 등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가장 큰 위험에 처한 지역은 개발도상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은 에너지 가격 상승뿐 아니라 식량 가격 상승과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가속 등 복합적인 충격을 동시에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IEA 회원국들은 위기 대응 차원에서 지난달 전략 비축유 일부를 방출하기로 합의했으며, 현재 일부 물량은 이미 시장에 공급됐고 추가 방출도 진행 중이다.
한편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사실상 차단한 상태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석유와 가스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로로, 봉쇄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며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글로벌 경제 전반에 장기적인 충격을 줄 수 있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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