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최형우(43·KIA 타이거즈)에게 자비는 없었다.
최형우는 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 3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1홈런) 2볼넷 1득점 4타점 원맨쇼로 10-3 대승을 이끌었다. 2번 타자 류지혁(4타수 3안타 1홈런 3득점 2타점)과 5안타 2홈런 6타점을 합작하며 KIA 마운드를 무너트렸다.
이날 경기는 일찌감치 '최형우 매치업'으로 눈길을 끌었다. 2017년부터 2025년까지 KIA의 간판타자로 활약한 최형우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 친정팀 삼성과 계약했다. 정규시즌 첫 광주를 방문한 최형우를 두고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전 "함께한 시간이 길었다. 선수 때도 같이 우승하고 감독 때는 우승을 만들어준 선수여서 아무래도 애착이나 그런 게 큰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첫 경기는 봐주지 않겠나.(웃음) 다음 경기부터 차근차근하면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최형우는 빈틈을 보여주지 않았다. 1회 초 첫 타석 범타 이후 4회와 6회 볼넷으로 출루한 최형우는 1-3으로 뒤진 8회 1사 1·2루 찬스에서 우익수 방면 1타점 2루타로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후 삼성은 1사 2·3루에서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의 적시타 2사 1·2루에서 김영웅의 역전 적시타, 2사 2·3루에서 강민호의 쐐기 2타점 2루타로 승기를 잡았다. 분위기를 탄 최형우는 9회 무사 1·3루에서 오른손 불펜 홍민규의 시속 125㎞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우중간 펜스를 넘겼다.
9회 초 패색이 짙어지자, KIA 홈팬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그런데 묘한 장면이 연출됐다. 최형우가 홈런을 터뜨린 직후, 일부 팬들은 적지 않은 박수로 그를 맞이했다. 과거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베테랑을 향한 존중과 애정이 교차한 순간이었다. 경기 뒤 최형우는 "8회 정말 내가 칠 거라고 1도 생각 안 했다. (전상현의) 공이 정말 좋았다. 어떻게 이걸 쳐야 하나 그랬다"며 "눈감고 돌렸는데 맞았다. 그만큼 자신 없이 돌렸는데 맞은 거"라고 몸을 낮췄다.
이어 "(1루 원정 더그아웃에) 서 있는 게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타석에) 들어가는 거는 많이 해봐서 낯설지 않았다"며 "지금도 걱정이 많다. 다시 (삼성에) 와서 팬분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것도 있다. 전에 준비하는 것보다 좀 더 잘하고 싶다. 지금 잘해도 내일이 걱정되고, 올해 끝날 때까지 그럴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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