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회동은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지만, 개헌과 추가경정예산(추경), 조작기소 국정조사 등을 둘러싸고는 의견차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과 정청래·장동혁 등 여야 지도부는 7일 청와대에서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을 겸한 오찬을 가졌다. 이날 회동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돼 예정보다 30분가량 길어졌다. 회담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한병도 원내대표와 강준현 수석대변인이, 국민의힘에서는 송언석 원내대표와 최보윤 수석대변인이 참석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 강훈식 비서실장, 홍익표 정무수석 등이 함께 자리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공식 회동은 지난해 9월 오찬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이번 회동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국힘 "李, 개헌 전 연임 않겠다 선언 요구에 즉답 피해"…靑 "사실 아냐, 불가능"
최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가진 회동 결과 브리핑에서 "장 대표께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개헌을 논하기 전에 중임이나 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국민께 선제적으로 하는 것을 건의했다"며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즉답을 피하셨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답을 아예 안 했다는 건가'라는 추가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셨다. 관련해서 답변하지 않으셨다"고 재차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 대통령 연임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는 일부 보도와 전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연임 개헌에 대해 현재 공고된 개헌안을 수정해서 의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야당이 개헌저지선을 확보한 상태에서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대답했다"고 알렸다.
강 수석대변인도 이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해당 발언과 관련해 실제 회담에서는 대통령이 분명한 설명을 했다. '이미 공고된 헌법개정안은 한 글자도 수정할 수 없고, 부칙 역시 마찬가지'라며, '연임·중임과 같은 내용을 부칙에 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또한 "'야당이 개헌 저지선 의석을 갖고 있지 않느냐, 무엇을 그렇게 걱정하느냐'는 취지의 언급도 있었다"며 "이러한 맥락은 제외한 채 '즉답을 피했다'는 표현만 부각될 경우,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개헌 폭과 시기에 대한 입장 차이도 있었다. 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5.18, 자치분권, 비상계엄 등 관련 3가지 키워드 (이외에) 통치구조라든가 기본권 문제 등 전체적으로 손을 봐야 한다는 제안을 하셨다. 그런데 우 의장이 이번에 발표하신 건 이미 사회적 합의가 된 내용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그 기준에 정부도, 당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또 개헌을 지방선거 이후에 하자는 야당 주장에 이 대통령이 지방선거와 같이 하는 방향으로 고민을 더 해달라고 당부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장 대표와 송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이후에 하자고 당론으로 채택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은 '직접 고민을 더 해달라. 설득해달라. 5.18도 얼마 안 남았는데. (전문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 수석대변인도 "장 대표와 송 원내대표 모두 지방선거와 동시에 하는 개헌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 당론임을 분명히 했고 거듭 강조했다"고 말했다.
국힘 '국민 생존 7개 사업' 요구에 '검토키로'…'유류세 인하'엔 이견
추경과 관련해선 국민의힘이 '국민 생존 7개 사업'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민 생존 7개 사업'은 △유류세 인하폭 15%→30%로 확대 △화물차·택시·택배업자 1인당 60만원의 유류보조금 지원 △푸트트럭 등 생계형 화물차 운행자 1인당 60만원 유류보조금 등을 말한다.
최 수석대변인은 "민주당도 긍정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했다"며 "긍정적으로 협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도 "국민의힘이 크게 4가지를 제안했는데 TBS 지원 사업은 철회하기로 했고, 짐 캐리 사업, 태양광 사업, 농지 투기 전수조사 사업과 그 외에 (국민 생존) 7가지 제안한 건 예결위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유가 피해지원금 대신 유류세 인하를 요구하는 야당 주장에 이 대통령이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송 원내대표가 유류세 추가 인하를 건의하면서 현재 현금을 주는 방식에 대해 유류세 인하가 보다 국민에게 보탬이 된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께서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다르고 입장차가 분명하다는 부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고유가 피해지원금 필요성을 강한 것으로 보인다.
조작기소 국조, "종전 이후 하자" 국힘에 민주당 "반드시 추진해야"
조작기소 혐의 국정조사와 관련해선 국민의힘이 중동 전쟁이 끝날 때까지 하지 않는 것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이 강하게 반대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송 원내대표께서 종전 때까지 안 하는 것으로 강력히 애기했지만 민주당에서는 오히려 이 부분에 대해 강력한 입장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강 수석대변인도 "국민의힘은 중동전쟁 상황 등을 이유로 연기를 요청했다. 여당은 단호한 입장을 유지했고, 조작기소는 국가폭력이자 중대한 범죄인 만큼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국민의힘은 부산글로벌도시허브특별법 통과를 건의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께서 부정적 입장을 표하긴 했다"고 답했다.
다만 강 수석대변인은 "부정적은 아니다"라며 "이 대통령께서 '그럼 TK는요?'(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안 하겠다는 건 아닌데, 이번에 행정통합이 전남·광주만 되지 않았나. 대전·충남이나 대구·경북이나 고루고루 잘 됐으면 좋겠다는 뉘앙스로 들렸다"고 부연했다.
2시간 회담, '화기애애'…국힘 "정례화 제안했지만 李 '필요시 하자'"
이날 2시간에 걸친 회담은 국민의힘이 "큰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할 정도로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번 간담회는 비록 주요 현안에 대한 이견은 존재했으나, 상대의 입장을 경청하고 민생이라는 공통 분모를 확인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소통의 자리를 지속하자는데 여야정 모두 공감대를 표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송 원내대표께서 오늘과 같은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을 정례화하는 것을 대통령께 제안했지만 대통령께서는 필요시 하는 것으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고물가·고유가·고환율 삼중고 상황에서 여야 대표가 대통령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화할 수 있는 자체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입장차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이런 자리가 마련되면서 협치를 이뤄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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