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어반스케치] 봄, 빛과 색이 흐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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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균의 어반스케치] 봄, 빛과 색이 흐르다

경기일보 2026-04-07 19:13: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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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 지나 꽃비 내리더니 연둣빛 새잎이 흐른다. 부활절 예배에 기도 제목을 적어냈다. 가족 건강과 작업 성취를 적었는데 오늘이 어머님 소천일이라는 걸 알고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임종도 지키지 못해 늘 죄를 안고 살았는데 망일도 잊을 뻔했고 기도 제목도 넣지 못했으니 말이다. 잠시 기도하며 고향과 어머니를 생각했다. 싱그러운 파밭에서 일하시던 모습, 무슨 생각을 하며 씨앗을 뿌렸을까. 돌이킬 수 없지만 함께 살던 마루 위의 제비처럼 어머니라는 부활의 박씨 하나 품어야겠다.

 

일전에 수원시청에 간 적이 있다. 내게 선행이란 공로로 시장 표창을 준다고 해서다. 문화예술 공로라면 몰라도 선행이라니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학창 시절에도 이런 상을 받아 우등상을 들고 자랑하던 사촌에게 수치를 당했기 때문이다. 내게 주어진 선행상과 미술대회 입상 상장을 아버지는 매우 못마땅해하셨다. 선행이란 게 포괄적 의미가 있겠지만 모범생 같은 나약한 인식만 새겨지는 것 같아 스스로 상처만 받았다. 꽃과 잎이 물든 어반스케치 스케치북에 도시의 쇼윈도처럼 봄의 색을 입혀 본다. 화려한 봄의 이면이 두견화처럼 애처롭다. 아름다움이 승화된 꽃의 모순일까. 문득 최승자 시인의 시 한 자락이 허기처럼 몰려온다. “상처받고 응시하고 꿈꾼다. 그럼으로써 시인(화가)은 존재한다. 내일의 불확실한 희망보다 오늘의 확실한 절망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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