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지마다 논문 소속 기재 지침 달라…교원 채용도 대학 재량
비전임 교원은 실태조사 사각지대…"소속 표기 안내 검토 중"
(서울=연합뉴스) 박수현 이의진 이율립 양수연 기자 = 국내 대학들이 해외 교류협력 확대를 추진하면서 세계 랭킹을 올리기 위해 외국인 학자를 이른바 '학술 용병'으로 쓰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지만, 이를 감시·제재할 연구 윤리 가이드라인은 전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연구재단은 7일 연합뉴스에 "다중 소속 연구자의 논문 내 소속 기재 관련 사항은 근거 법령에서 정하는 바 없고, 각 학술지의 논문 투고 규정에 따른다"라고 밝혔다. 학술 용병 논란의 핵심인 학자들의 복수 소속 표기에 대해 별다른 지침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연구재단은 2020년 산하에 연구윤리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등 연구 윤리에 대해 국가적인 전문성을 보유한 공공기관이다. 재단이 지원하는 연구 사업에 한해서는 연구 부정 의혹을 직접 조사·검증·제재하거나 기관에 이첩해 조사하게끔 할 권한도 있다.
하지만 학술 용병 논란과 직결되는 논문 내 복수 소속 기재나 비전임 교원 채용에 대해선 관여할 일이 아니란 입장이다. 현행법상 각각 개별 학술지와 대학의 재량 영역이라 재단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각 대학 총장과 법인에 교원 채용에 대한 권한이 귀속돼 있고, 연구자의 구체적 소속 기재 방침 역시 논문이 투고되는 학술지의 책임이라 재단으로선 '권한 밖'이란 설명이다.
재단은 매년 '대학연구활동실태조사'를 통해 학자들의 연구 실적을 점검하는 등 학계 현황을 파악하는 역할도 한다. 전국 대학의 전임교원 현황과 연구비 수혜실적, 연구성과를 조사해 학술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 데이터를 마련한다.
여기엔 학술 용병으로 주로 활용되는 것으로 의심되는 겸임교수 등 비전임 교원은 조사 대상에서 빠져 있다.
계약 기간에 퇴직이 많고 조사를 강제할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이유지만, 전임교원과의 실질적 연구 협업 없이 논문에 학교명만 올려주는 학술 용병의 활동 공간을 열어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의 연구 자율성을 존중하는 측면으로 이해되지만,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와 글로벌 경쟁 심화로 구조개혁을 비롯해 대학 간 치열한 생존경쟁이 전개되면서 인재 유치, 대학 평가인증 대응에 각종 자구책과 편법이 동원되는 현장 분위기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다.
재단 측은 비전임교원이 실태조사에 포함되지 않는 건 학술 용병 논란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는 "부적절한 연구 활동을 규제하는 것보다는 연구 현장의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예방 활동에 중점을 두는 게 재단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율적인 정화와 학자적 양심, 학계의 자율성이 우선 검토돼야 하는 부분"이라며 "(재단의 개입은 입장이) 교차하는 부분이라 조심스럽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재단은 교육부 등과 협의해 소속 표기에 대한 일반 원칙을 대학 측에 안내하는 방안을 초기 단계에서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교육부는 외국인 겸임·초빙교원이 실제 교육, 공동연구, 학술교류 실적이 있는지 처음으로 실태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s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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