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7∼31일 LG아트센터…"나를 연기한다는 생각으로 연습 매진"
고아성도 첫 연극 무대…"대본이 주는 에너지, 관객에 전달하고파"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당연히 처음엔 안 하겠다고 거절했죠. 그러다 미팅 후 주변에서 도전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해줘서 참여했는데 후회하고 있어요. 너무 힘듭니다. 마지막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배우 이서진은 7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에서 열린 연극 '바냐 삼촌' 제작발표회에서 처음으로 연극에 참여한 소감을 밝히며 웃음을 자아냈다.
'바냐 삼촌'은 1899년 러시아에서 초연된 안톤 체호프의 대표작으로, 평생을 바쳐 헌신해온 영지에서 뒤늦게 삶의 허무함과 환멸을 느끼는 인물들의 모습을 그린 연극이다.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 예능을 넘나들며 활약해온 이서진은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 바냐 역을 맡아 데뷔 후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
그는 특유의 유머러스한 말투로 "규칙적인 삶을 살아본 적이 없는데, 매일 반복되는 일정과 계속해서 이어지는 긴장감이 생소하고 힘들다"면서도 "내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 공감하며 현재의 나를 연기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함께 첫 연극 데뷔를 치르는 배우 고아성은 바냐의 조카 소냐 역으로 이서진과 호흡을 맞춘다.
고아성은 "평소 연극 무대에 대한 동경이 있었고, 손상규 연출의 전작 '타인의 삶'을 보고 감동해 참여를 결심했다"며 "이서진 선배님의 조카 역할을 언제 또 해보겠나. 대본이 주는 에너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공연은 LG아트센터 서울이 '벚꽃동산', '헤다 가블러'에 이어 선보이는 세 번째 자체 제작 연극 시리즈다. 아울러 연출을 맡은 손상규의 첫 대극장 연출작이기도 하다.
손 연출은 안톤 체호프의 고전 '바냐 삼촌'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 상실과 배신 등 비극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체호프 특유의 희극성을 살려 관객이 웃으며 공감할 수 있게 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특히 이번 작품이 관객에게 인생을 대하는 새로운 태도와 깊은 사유를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손 연출은 "가족을 책임지느라 여행 한 번 못 가보셨던 아버지를 보며 그 인생을 내가 감히 어떻다고 함부로 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마찬가지로 극 중 바냐가 우당탕거리며 실수하고 망신당하기도 하지만, 과연 그가 잘못 살았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어 "나무마다 생김새가 다르고 굽었다고 욕하지 않듯 타인의 시선이나 비교 때문에 자신에게 너무 엄격할 필요는 없다"며 "남의 인생을 너무 쉽게 평가하고 상처 주는 시대에, 자기 삶에 조금은 관대해져도 좋다는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력파 배우들의 활약과 '전 회차 원 캐스트'로 선보일 밀도 높은 앙상블도 기대를 모은다.
손상규 연출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배우 양종욱은 의사 아스트로프 역을 맡았다. 또 매력적인 외모로 극 중 여러 인물의 마음을 흔드는 엘레나 역은 이화정이, 작품의 무게중심을 잡는 교수 세레브랴코프 역은 베테랑 배우 김수현이 연기한다.
이들 외에도 조영규, 민윤재, 변윤정 등이 합류해 19세기 고전을 오늘날의 언어로 재현할 예정이다.
연극 '바냐 삼촌'은 내달 7일부터 31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시그니처홀에서 공연된다.
yun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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