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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해운분석업체 윈드워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24시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20척(출항 14척, 입항 6척)으로 이란전쟁 개시 이후 가장 많았다. 그러나 국제유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일대비 0.78% 상승한 배럴당 112.41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68% 오른 109.77달러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통항 선박 수가 늘었다고 해도 전쟁 이전 하루 평균 138척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7분의 1에 머물고 있어서다. CNBC에 따르면 해협 통항량은 전쟁 전 대비 95% 감소한 상태다.
마켓워치는 유가가 꿈쩍 않는 이유로 △심각한 물리적 공급 부족 △대체 경로의 한계 △‘꼬리 위험’(tail risk)의 가격 반영을 꼽았다. TD증권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원유 약 6억배럴, 정제유 약 3억5000만배럴 등 총 10억배럴 가까운 공급 손실이 예상된다. 전 세계 하루 원유 소비량이 약 1억500만배럴인 점을 감안하면 열흘치 소비량에 맞먹는 규모다.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유전지대에서 서부 홍해 연안의 얀부(Yanbu) 항구까지 연결하는 동서(東西) 송유관과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 우회로 등 대체 공급 경로도 존재하지만,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은 하루 500만~600만배럴 수준으로 제한적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국제에너지기구(IEA) 32개 회원국이 지난 3월 11일 사상 최대인 4억배럴의 전략비축유 공동 방출에 합의하고, 러시아·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도 일시 완화했지만, 하루 약 900만배럴에 달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분을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다.
아울러 시장은 유가가 배럴당 170달러까지 오를 경우 인플레이션과 성장에 미치는 충격이 배가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미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은 호르무즈 해협이 90일(1분기) 동안 폐쇄되면 분기 국내총생산(GDP)이 2.9%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 8개국이 다음달부터 하루 20만6000배럴 증산에 합의했지만, 해협이 닫혀 있는 상태에선 증산분을 시장에 공급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쿠웨이트석유공사(KPC)는 이란 드론 공격으로 일부 시설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고, OPEC+는 “에너지 인프라 복구는 비용이 많이 들고 오래 걸려 전반적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미국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은 6일 기준 갤런당 4.11달러로, 전쟁 전 2.98달러에서 38% 급등했다. 유럽에서는 항공유 부족으로 이탈리아 4개 공항이 급유를 제한하고, 라이언에어는 올여름 항공편 5~10% 감축을 예고하는 등 실물경제 충격이 확산하고 있다.
마켓워치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 수가 소폭 늘었다 해도, 전쟁 전 하루 2000만배럴이 통과하던 물량과의 격차를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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