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6076건으로, 지난달 21일 8만80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약 2주 만에 4000건 가량 줄었다. 자치구 25곳 중 24곳에서 매물이 감소하거나 정체됐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공식화 이후 급매물이 빠르게 쌓였던 강남구는 10일 만에 매물이 10.4% 감소해 이날 기준 1만80건을 기록했고, 송파구와 동작구도 유사한 흐름을 나타냈다.
3월 한 달간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8703건으로 2월(5194건) 대비 67.5% 급증했다. 이달 들어서도 5일까지 이미 1600건 넘는 신청이 접수됐다. 4월 중순 마지노선을 의식한 매도·매수인들이 서둘러 절차를 밟은 결과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상급지와 그 외 지역의 탈동조화(디커플링) 심화 속에서 혼조세에 가까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5주(3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2% 올라 전주(0.06%)보다 상승폭이 두 배로 확대됐다.
그러나 최근 이 대통령 발언이 알려지면서 이 흐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시한인 5월 9일이 다가오고 있는데, 토지거래허가를 완료하고 계약해야 하므로 4월 중순이 되면 더 이상 매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방침대로라면 5월 9일 이전 잔금까지 마쳐야 중과세를 면할 수 있고, 토지거래허가 처리에 통상 15일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사실상 4월 초중순이 계약 데드라인이었다. 허가 신청만 해도 유예 혜택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요건을 완화하는 취지로, 그간의 강경 기조와 일부 배치되는 발언인 셈이다.
송파구 잠실동의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 사이에서 어차피 신청만 해도 된다면 굳이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심리가 확산될 경우, 급매 처리 속도가 다시 느려지고 관망 기간이 더 길어질 수는 있다"며 "일부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는 것을 다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강남구 반포동의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다주택자의 대출 비중이 낮은 상급지는 만기 연장 제한이나 세 부담 강화에도 버티자는 심리가 강하다. 매물 출회 물량이 크게 나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예 기한이 완화되면 급매 출회 속도가 둔화되면서 서울 전반의 거래 부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지금까지 4월 중순을 데드라인으로 보고 '울며 겨자먹기식' 급매를 결단했던 다주택자들이 다시 기다리기 모드로 돌아설 유인이 생겼다는 것이다.
외곽 지역에서도 상반된 두 가지 시나리오가 동시에 거론된다. 강북구 미아역 인근의 C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매물 공급보다 수요 감소 폭이 더 큰 상황 "이라며 "가격이 버티고 있지만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면 하락은 시간문제"라고 내다봤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전세 매물 감소로 인한 수요가 증가한 상황에서 유예가 연장되면 오히려 매물이 잠겨 5월 이후에는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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