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내내 집집마다 자리를 지키던 김장김치가 슬슬 바닥을 드러낼 때가 됐다. 아무리 넉넉하게 담근 집이라도 봄이 가까워지는 시기면 항아리든 대형 밀폐용기든 비어가기 시작한다. 남은 건 김치가 오랫동안 머물렀던 빈 통뿐인데, 그 통에서 올라오는 냄새가 보통 문제가 아니다. 세제로 두세 번 박박 문질러 씻어도 뚜껑을 열면 여전히 김치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이 냄새가 문제인 이유는 단순히 불쾌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냄새가 밴 통에 다른 음식을 담으면 그 음식에도 냄새가 배어든다. 결국 통을 계속 같은 용도로만 쓸 것이 아니라면, 냄새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작업이 필요하다.
베이킹소다를 넣어 불려도 보고, 식초를 희석해 담가봐도 보고, 굵은 소금으로 문질러도 봤지만 그 어떤 방법도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았다는 경험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을 건너뛰고 '설탕' 하나만으로 냄새를 잡는 방법이 있다.
설탕물 하나로 달라지는 밀폐용기 냄새
설탕은 끈적이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 성질 때문에 그릇 안쪽 표면에 남아 있는 미세한 음식 찌꺼기나 양념 잔여물을 흡착하고, 그 과정에서 주변에 떠도는 냄새 분자까지 함께 끌어당긴다. 이것이 설탕물을 밀폐용기에 담아두면 냄새가 사라지는 원리다. 주방세제가 기름기를 분해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설탕은 냄새의 근원이 되는 입자 자체를 물리적으로 붙잡아 흡수한다.
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우선 통을 평소처럼 주방세제로 한 번 깨끗하게 씻는다. 이 과정에서 표면의 기름기와 이물질을 제거해두면 이후 설탕물의 냄새 흡착 효과가 더 잘 발휘된다. 씻은 뒤에는 설탕물을 만들어 통 안에 채운다.
농도는 통의 크기에 따라 다르게 맞춘다. 작은 통은 물과 설탕의 비율을 2:1로, 큰 통은 3:1 정도로 맞추면 된다. 농도가 진할수록 냄새 제거 효과가 더 뚜렷하다. 설탕물을 따로 만들어 붓는 것보다는 통 안에 설탕을 먼저 넣고 그 위에 물을 가득 부어 녹이는 방식이 훨씬 편하다.
뚜껑까지 빠짐없이 처리해야 냄새가 완전히 사라진다
설탕물을 가득 채운 통은 뚜껑을 꽉 닫고 거꾸로 뒤집어 놓는 것이 핵심이다. 이렇게 해야 뚜껑 안쪽과 고무 패킹에 밴 냄새까지 설탕물에 잠기게 된다. 밀폐용기의 냄새는 통 안쪽에만 있는 게 아니라 뚜껑과 패킹에도 깊이 배어 있다. 이 부분을 같이 처리하지 않으면 통을 아무리 깨끗이 해도 뚜껑을 닫는 순간 다시 냄새가 올라온다.
이 상태로 최소 반나절, 가능하면 저녁에 해놓고 다음날 아침까지 두는 것이 좋다. 하룻밤 지나고 통을 열어보면 그렇게 지독하던 냄새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여러 통을 한꺼번에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한 통에 쓴 설탕물을 버리지 말고 다음 통에 그대로 옮겨 사용하면 된다.
설탕물 담금이 끝난 통은 깨끗한 물로 헹궈서 햇빛이 드는 곳에 1~2시간 정도 내놓고 말린다. 햇빛은 남은 잡냄새를 날리는 동시에 자연 소독 효과도 있어 통을 위생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밀폐용기 냄새 제거, 순서와 농도가 관건
정리하면 순서는 세제 세척 → 설탕물 채우기 → 뒤집어서 반나절 이상 두기 → 맑은 물 헹굼 → 햇빛 건조 순서다. 이 중 한 단계라도 빠지면 냄새가 덜 빠질 수 있다. 특히 설탕물 농도를 너무 묽게 맞추면 흡착 효과가 약해지고, 담가두는 시간이 짧으면 냄새가 충분히 빠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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