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진술 기회 얻어 "김영우에게 최고형 선고해 달라" 호소
검사도 울먹이며 "金, 범행 후 죄의식 못 느껴" 무기징역 구형
(청주=연합뉴스) 박건영 기자 = "어머니가 실종된 이후 저와 동생은 매일 같이 어머니 꿈을 꿉니다. 어머니를 끌어안으려 할 때면 잠에서 깨는데, 그런 꿈을 꾸고 나면 숨조차 쉬기도 힘듭니다"
7일 청주 실종여성 살해범 김영우(56)에 대한 결심 공판이 열린 청주지법 대법정은 울음바다가 됐다.
김영우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한 피해자의 자녀가 법정에서 눈물로 엄벌을 호소하면서다.
여동생, 삼촌과 함께 방청석에 앉아 결심 공판을 지켜보던 20대 A씨는 재판 말미에 진술 기회를 얻자 "우리 가족을 파멸에 몰고 간 피고인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달라"며 힘겹게 입을 뗐다.
앳된 얼굴의 A씨는 "인적이 드문 거리에서 3시간 동안 흉기로 협박당했을 때 어머니가 느꼈던 무서움과 흉기에 찔렸을 때 아픔을 감히 헤아릴 수 없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계속 나와서 정신적으로 너무 지친다"고 괴로워했다.
미리 준비해온 글을 힘겹게 읽어 내려가던 A씨는 어머니 생각에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려다가도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느끼면 마음이 아프다. 어머니와 보낸 기억이 이제는 아픈 추억이 돼 떠올릴 수조차없다"고 오열했다.
이어 "저와 동생은 이런 트라우마를 안고 죽을 때까지 살아가야 한다"며 "제 가족과 같은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피고인에게 응당한 처벌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여동생과 삼촌도 흐느꼈고, 법정은 숙연해졌다.
유족의 가슴 아픈 호소가 이어지는 동안 피고인석의 김영우는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범행 이후의 김영우가 실종된 피해자를 애타게 찾는 유족들과 나눈 통화 녹취도 공개됐다.
통화 녹취에는 김영우가 뻔뻔하게 자신도 피해자를 찾고 있다고 말하는 내용이 나온다.
검찰은 김영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10년간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사도 피고인의 잔혹한 범행을 지적하며 울먹였다.
검찰은 "범행 이후에는 주도면밀하게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거나 실종된 피해자를 찾는 듯 행동해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는 문자를 받는 등 어떠한 죄의식도 느끼지 못했다"며 "그런데도 형량을 줄이기 위해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1일 열린다.
김영우는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9시께 충북 진천군 문백면 한 노상 주차장에 주차된 전 연인 B(50대)씨의 SUV에서 그가 다른 남성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격분해 흉기로 10여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진천에서 오폐수처리 업체를 운영하는 그는 범행 이후 시신을 자신의 차량에 옮겨 싣고 이튿날 회사로 출근했다가 오후 6시께 퇴근한 뒤 거래처 중 한 곳인 음성군의 한 업체 내 오폐수처리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김영우의 자백을 받아 실종 44일 만에 B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당시 경찰은 범행의 잔혹성, 치밀한 은폐 시도, 유족 의견 등을 종합해 김영우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충북에서 범죄자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첫 사례였다.
pu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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