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중동으로 출국한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중동 지역에서 원유 등의 확보를 위한 외교 활동을 벌이기 위해 7일 오후 출국한다.
강 실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늘 저녁 출국해 카자흐스탄, 오만,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계획”이라며 “원유와 나프타 등의 확보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방문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국내 에너지 기업 관계자들과 함께 특사단으로 동행한다.
강 실장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중동 지역에서 도입되는 석유와 나프타에 크게 의존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2천400만 배럴의 원유를 최우선 공급받기로 합의했고 실제로 UAE에서 출발한 원유와 나프타가 우리나라 항구에 순차적으로 도착하고 있다”면서도 “중동 사태의 완전한 해결 전까지는 대체 공급선 확보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에너지 불안 상태의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UAE에서 2천400만 배럴을 확보한 것은 단기적인 불안함을 달래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장기 수급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단 1배럴의 원유라도, 단 1t의 나프타라도 가져올 수 있다면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른 에너지 품목들도 철저하게 수급 상황을 점검 중이라고 강 실장은 전했다. 그는 “비상경제 상황 점검회의에서 페인트, 종량제 봉투, 요소수, 콘크리트 등 70∼80개의 항목에 대해 실시간 신호등 시스템을 도입해 살펴보고 있다. 경고등이 뜨면 노란색, 심각하면 주황색 등으로 표시된다”고 소개했다.
또한 “이상 징후가 확인되면 대체 공급선이 뭔지, 규제 완화 방안이 없는지를 전방위적으로 찾아본다”며 “탁상공론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강 실장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한국 국적 선박 26척과 관련해서는 “탑승한 선원의 안전을 최우선시하겠다는 전제 아래 선사의 입장과 국제적 협력 구도를 고려해 안전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도 정부의 노력을 믿고 정상적인 일상을 영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리고 강 실장은 “선원들의 안전에 대해서는 매일 체크하고 있다. 그분들로서는 배 안에 갇혀 있으니 답답하겠지만 현재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배 안에 2주 정도의 식량이 비치돼 있고 4주 치 의료품도 확보돼 있다. 하선을 원하는 선원들에 대해서는 외교부 현지 공관에서 승하선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제 해결에 대한 구체적 노력과 관련해선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우호국, 중간지대, 적대국 등으로 나라들을 분류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이란 외교 장관이 통화해 ‘(한국은) 적대국이 아니다’ 정도는 확인했다”면서도 “그렇다고 우리가 협력국은 아니지 않나. (우리 선박을) 시원하게 빼내고 싶지만 국제 정세 속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안은 여러 단위가 힘을 모아야 하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며 신중한 접근을 거듭 강조했다.
역대 정부에서 중동에 비서실장을 특사로 보내 방산 마케팅이나 석유 수급 문제 등을 적극 논의한 바 있다. 문재인 정권 때도 임종석 비서실장이 UAE 등지를 방문해 방산 외교를 펼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강 실장의 중동 방문도 그렇게 특이한 국정 이슈는 아니다. 그럼에도 강 실장 또한 차기 대권주자군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이번 중동 방문과 그 과정에서의 뚜렷한 성과 등이 나타날 경우 강 실장의 ‘행정 리더십’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강 실장의 이번 출국이 단순한 에너지 외교를 넘어 ‘국가 운영의 실전 경험’을 쌓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강 실장 개인으로서는 차기 주자로서 자신의 국정 운영 능력을 ‘시연’해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보기에는 단순한 공무 출장처럼 보여도 국가 자원 위기 속에서 강순식 실장의 역할과 실적이 돋보이게 될 경우 이것이 그의 대권 경쟁력에 호재로도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김어준이 뉴스공장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의 미국 방문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주장한 점도 이런 시각과 맞닿아 있다.
유튜브에서 정치평론을 하는 한 친명계 인사는 “대권주자들이 국정에 직접 참여해 자신의 리더십과 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다. 대통령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일거수일투족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김민석 총리나 강훈식 실장의 자신의 대리인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이 대통령의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 측면이라기보다 실용적인 인사 활용술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단면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이 대통령은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차기 주자든 아니든 국정에 도움이 된다면 적절한 인물을 국정운영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 스타일 상 인사 청탁을 받을 스타일도 아니고 특정 인물을 의도적으로 밀어주는 식의 정략적 접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오로지 실용과 국익의 측면에서 인사를 판단하고 그것이 유용할 경우 부정적인 시각을 의식하지 않고 적극 밀어붙일 것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김어준씨가 제기한 ‘차기 주자 육성프램’의 수혜를 강훈식 비서실장도 입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들도 나온다. 강 실장의 중동 방문은 에너지 확보와 외교적 안정이라는 실무적 목표를 넘어 ‘강훈식’이라는 정치인의 리더십과 행정력을 입증할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도 의미 있는 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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