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6년 1분기, 한국 기업사를 새로 쓰는 경이로운 성적표를 내놓았다.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폭발적 수요와 메모리 가격 급등이 맞물린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단 한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초격차' 수익성을 증명했다. 이번 실적은 삼성전자가 단순한 제조사를 넘어 글로벌 AI 인프라의 핵심 통제권을 쥐었음을 시사한다.
분기 영업익 57.2조 '어닝 서프라이즈'… 글로벌 톱5 진입
7일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실적으로 매출 133조 원, 영업이익 57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68%, 영업이익은 무려 755% 폭증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40조~50조 원)를 가볍게 돌파하며 국내 기업 최초로 단일 분기 이익 50조 원 시대를 열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분기 영업이익 기준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글로벌 빅테크 '수익성 톱5' 반열에 올라섰다. 1분기 영업이익률(OPM)은 43%에 달한다. 파운드리와 가전 부문 일부에서 적자가 발생했음을 감안하면, 핵심인 메모리 사업의 실질 수익성은 50%를 상회하는 압도적 수준으로 분석된다. 이는 경쟁사인 TSMC나 SK하이닉스의 수익성 지표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D램 · 낸드 가격 90% 폭등… HBM4가 견인한 '반도체 독주'
실적의 일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DS) 부문이다. 업계는 DS 부문에서만 약 50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충으로 D램과 낸드 가격이 전 분기 대비 90% 이상 급등한 데다,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를 시작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가 수익성에 가속도를 붙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월부터 엔비디아에 HBM4를 본격 공급하며 시장 주도권을 완전히 되찾아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분기에도 D램 가격이 60%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AI가 학습을 넘어 추론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고용량 메모리 탑재량이 구조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환율에 따른 환차익까지 더해지며 삼성전자의 이익 체력은 역대 최강 수준에 도달했다. 2분기에는 낸드 플래시 부문에서도 고부가 제품인 eSSD 수요가 폭발하며 이익 기여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내년 엔비디아 추월 가능성"… 기업가치 재평가 급물살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300조 원 이상으로 대폭 상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에 삼성전자가 엔비디아를 넘어 전 세계 영업이익 1위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이익 전망치(327조 원)가 엔비디아(357조 원)를 턱밑까지 추격했다며, 현재의 낮은 밸류에이션(PER 기준)이 빠르게 재평가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주요 빅테크들과의 3~5년 장기 공급계약(LTA) 비중을 대폭 확대하며 과거의 실적 가변성을 줄이는 전략적 변화도 꾀하고 있다. 오는 2분기에는 1분기를 상회하는 실적 경신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제조 기반 기업으로서 엔비디아를 꺾고 '글로벌 이익 1위' 타이틀을 거머쥘지 전 세계 투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폴리뉴스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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