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은 더 이상 '흑자 전환에 성공한 조선사'라는 과거형 표현에 머물기 어려운 국면에 진입했다. 최근 실적 흐름을 보면 단순한 실적 개선을 넘어, 수익 구조 자체가 바뀌는 전환점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핵심은 과거 저가 수주 물량이 대부분 정리되고, 고선가 중심의 수주 잔고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일시적인 업황 반등이 아니라, 이익 창출 구조 자체가 재편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조선업은 통상 수주 시점과 실적 반영 시점 사이에 2~3년의 시차가 존재한다. 이 때문에 과거 저가 수주가 많았던 시기에는 업황이 좋아져도 실적 개선이 지연되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한화오션 역시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이어진 저가 수주 부담이 장기간 실적을 제약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해당 물량이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손익 구조에 직접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적자를 만든 수주가 빠지고, 이익을 만드는 수주가 들어오는 구간"으로 해석한다.
실제 수주 포트폴리오를 보면 변화는 명확하다. 글로벌 LNG 운반선 발주 확대 흐름 속에서 한화오션은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의 수주를 늘려왔다. LNG선은 기술 난이도와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 대표적 고수익 선종으로, 선가 역시 과거 대비 크게 상승한 상태다. 2020년대 초반 대비 LNG선 가격은 구조적으로 상향 조정됐고, 이러한 고선가 계약이 현재 건조 단계에 들어서면서 매출과 이익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중요한 점은 단순히 '많이 팔았다'가 아니라 '비싸게 팔았다'는 구조적 변화다. 조선업의 수익성은 수주 잔고의 질에 의해 결정된다. 한화오션은 저가 수주 비중이 높았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고선가·고부가 선종 중심의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이는 향후 수년간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업계에서 "이익은 이제 시작 구간"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단기 실적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한화오션은 최근 영업이익 규모를 빠르게 회복하며 과거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비용 구조 개선과 고수익 선종 비중 확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이익률 자체가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단순한 매출 증가가 아니라, '마진이 붙는 매출'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질적 개선이 동반된 성장으로 볼 수 있다.
더 큰 흐름에서 보면, 한화오션의 변화는 개별 기업의 턴어라운드를 넘어 조선업 사이클 전환과 맞물려 있다. 글로벌 해상 물동량 증가, 친환경 규제 강화, 에너지 구조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LNG선과 같은 고부가 선종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주요 조선소들의 수주 슬롯이 이미 수년치 채워진 상황까지 고려하면, 공급 측면에서도 선가를 지지하는 환경이 형성돼 있다. 이는 조선업이 과거와 같은 '저가 경쟁 산업'에서 '선별적 고수익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과정에서 한화오션은 단순히 업황의 수혜를 받는 기업이 아니라, 구조 변화에 올라탄 기업으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수주 경쟁에서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물량을 확보했다면, 현재는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고부가 시장에서 선택받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수익성 변동성을 낮추고, 실적의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지금의 한화오션을 바라보는 시각은 '회복'이 아니라 '재평가'에 가깝다. 과거 적자 국면에서 벗어난 기업이 아니라, 고수익 구조를 확보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초기 단계라는 의미다. 특히 고선가 수주 잔고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는 향후 1~2년은 이익 규모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구간으로 평가된다.
조선업은 오랜 기간 '수주 산업'이라는 한계 속에서 저수익 구조에 갇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선가, 수요, 공급 구조가 동시에 바뀌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한화오션은 가장 빠르게 체질 개선을 마친 기업 중 하나로 평가된다. 저가 수주 시대가 사실상 종료되고, 고부가가치 중심의 이익 구조가 자리 잡는 과정에서 한화오션의 실적은 단순한 반등을 넘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 이유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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