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옌스 카스트로프가 스리백 위 왼쪽 윙백으로 보직을 옮긴 뒤 보여주는 활약은 빅 리그에서도 상위권이다. 이 경기력을 홍명보 감독이 어떻게 흡수하느냐가 숙제다.
4일(한국시간) 독일 묀헨글라드바흐의 보루시아 파르크에서 2025-2026 독일 분데스리가 28라운드를 치른 보루시아묀헨글라드바흐가 하이덴하임과 2-2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16분 나온 묀헨글라드바흐의 선제골을 카스트로프가 어시스트했다. 중원 공 쟁탈전에서 이기는 과정부터 카스트로프가 기여했고, 그대로 밀고 올라가며 상대 페널티 지역 가장자리에서 측면돌파를 해낸 뒤 중앙으로 공을 보냈다. 이를 16세 유망주 와엘 모히야가 마무리했다.
카스트로프는 대한민국 대표팀 소집 직전 경기였던 쾰른전에서 2골을 넣고 1골을 사실상 어시스트하는 맹활약을 보인 바 있다. 대표팀에서는 부상 우려로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묀헨글라드바흐 복귀 이후 곧바로 펄펄 나는 중이다.
카스트로프는 멀티 플레이어로서 이번 시즌 묀헨글라드바흐로 이적한 뒤 수비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 좌우 윙어, 좌우 윙백, 오른쪽 풀백까지 온갖 위치를 소화했다. 그 중에서 현재 맡고 있는 왼쪽 윙백 자리가 가장 잘 어울린다. 주전 경쟁에서 승리한 뒤 이 포지션을 꿰차고 5경기 연속 선발 출장했다.
매 경기 모든 선수 평점을 내놓는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의 평가는 어떨까. 독일식 평점은 숫자가 낮을수록 좋은 평가를 뜻하며 1점은 A+ 학점과 같은 의미다. 1.0부터 2.5까지 호평으로 볼 수 있고 4.0부터 그 아래는 혹평으로 볼 수 있다.
카스트로프의 왼쪽 윙백 자리 평점을 보면 1경기에서 1.0 한 번, 2.5 한 번으로 두 경기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4.0도 두 번 받아 약간 기복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다섯 경기 평균은 딱 3.0으로 좋은 경기와 나쁜 경기가 교차하긴 해지만 대체로 ‘보통’이라고 볼 수 있는 점수다. 이번 시즌 평균 평점 3.72에 비해 상당히 높다.
카스트로프의 경우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포지션만 뽑은 거라 같은 조건의 비교는 아니지만, 레프트백 자리만 놓고 본다면 분데스리가 전체에서도 상위권이다. 수비수는 공격수보다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기 때문에 2점대 선수는 거의 없다. 윙백과 풀백으로 한정할 경우 3.0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은 선수는 콘라트 라이머(2.77) 요시프 스타니시치(2.92) 단 두 명이다. 동점인 3.0에 알렉스 그리말도(3.0)이 있을 뿐이다.
즉 왼쪽 수비 한정으로 카스트로프의 점수는 분데스리가 윙백 전체를 통틀어 공동 3위에 해당한다.
문제는 이 공격형 윙백을 대표팀에 녹아들게 만들 수 있냐는 점이다. 유럽 5대 빅 리그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뛰는 선수는 현재 대표팀에서 이재성 단 한 명에 불과하다. 주요 로테이션 멤버까지 포함한다면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그리고 카스트로프까지 총 5명이다. 대표팀 해외파는 많지만 축구강국의 2부나 그 아래 수준 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많다 보니 생긴 상황이다.
그 중 한 명인 카스트로프는 실력과 흐름만 놓고 볼 때 대표팀 주전 자리를 차지해야 마땅한 선수지만, 문제는 윙백 자리에서 대표팀과 호흡을 맞춘 경험이 아직 전무하다는 것이다. 3월 평가전을 걸렀기 때문에 월드컵 본선 소집 명단을 부른 뒤 부랴부랴 두어 차례 평가전에서 조련하는 것 외에는 합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다.
윙백으로서 수비형이 아닌 공격형에 가깝다는 것도 안정적인 수비를 우선시하는 홍 감독에게는 숙제다. 카스트로프는 공수 양면에서 과감한 것이 특징이다. 공격할 때 빠른 판단으로 드리블을 택해 상대 측면을 무너뜨리는 모습이 자주 보이며, 수비할 때도 직접 공을 빼앗으려다 경고를 받곤 한다. 홍 감독이 스리백을 사실상 파이브백으로 운용하려 한다면 카스트로프의 경기 성향은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의 오랜 고민거리 윙백 자리에 빅 리그 주전급 선수가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홍 감독의 고민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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