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패권 전쟁이 심화하며 글로벌 혁신기업 육성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 산업 혁신 동력을 책임지는 중견·중소·스타트업·벤처기업은 한국 산업의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요소다. 불확실성이 팽배한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국내 산업 혁신 지표를 형성하고 경제 역동성 엔진 역할을 하는 국내 기업들의 성장 과정과 리스크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 서울=한스경제 김종효 기자 | 2019년 시작해 세계 최초 라이다 단독 자율주행 임시면허 취득, 서울-부산 및 미국 대륙 횡단 주행 성공, 두 번의 CES 혁신상 수상까지. 뷰런테크놀로지는 불과 7년 만에 글로벌 라이다 인지 솔루션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강자로 부상했다.
저사양 임베디드 칩에서도 고성능을 내는 최적화 능력과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는 범용 소프트웨어 전략은 뷰런을 글로벌 OEM 및 Tier 1 기업들의 핵심 파트너로 격상시켰다. 이제 뷰런은 그간 쌓아온 기술적 신뢰를 바탕으로 기업공개(IPO)라는 새로운 전환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자율주행 넘어 ‘안전의 표준’으로
뷰런테크놀로지의 성장을 이끄는 내부 동력은 ‘몰입’과 ‘기술적 집착’이다. 김재광 뷰런테크놀로지 대표는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집착이 완벽한 안전을 만든다”는 신념 아래 구성원들이 오로지 개발과 문제 해결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뷰런의 기업 문화는 불필요한 절차와 형식을 최소화하고 모든 팀이 하나의 제품이라는 목표를 향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한 테크 업계에서 뷰런이 개발자들의 지지를 받는 이유는 세심한 복지와 성장 지원 정책에 있다. 최고 사양의 장비 지원은 물론 식대를 무제한으로 지원하며 개발자들의 생활 편의를 극대화했다.
월 1회 운영되는 ‘액티비티 데이(Activity Day)’는 구성원들이 사무실을 벗어나 문화생활이나 쿠킹 클래스 등을 즐기며 창의적 영감을 얻고 팀워크를 다지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다. 유연근무제와 자유로운 연차 사용, OTT 비용 및 도서 구입비 지원 등은 전형적인 스타트업의 역동성과 워라밸을 동시에 충족시킨다.
이런 문화는 구성원의 80% 이상이 개발자로 구성된 뷰런이 기술적 초격차를 유지하는 핵심 자산이다.
▲재무 현황과 2027년 IPO 로드맵
뷰런테크놀로지는 투자 혹한기라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견고한 재무적 지지를 확보해왔다. 현재까지 뷰런이 유치한 누적 투자액은 약 330억원에 달한다. 시리즈 A에서 220억원을 확보하며 스케일업의 발판을 마련했고 네이버, KDB산업은행, 신한벤처투자 등 국내외 주요 투자사들이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자산 합계 약 241.7억원, 자기자본 비율 96.7%라는 매우 건강한 재무 구조를 보여준다. 비록 연구 개발 투자가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은 아직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으나 매출액 증가율이 전년 대비 86.24%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부터는 글로벌 OEM과의 양산형 소프트웨어 검증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매출 규모는 수십억원 단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광 대표는 2027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IPO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글로벌 지사의 영업망 확충과 인지 AI 파운더리인 ‘뷰엑스(VueX)’ 플랫폼 고도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뷰런은 소프트웨어를 납품 단계를 넘어 라이다 모듈 전체를 제어하고 솔루션의 표준을 제시하는 ‘글로벌 Tier 1’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미래 성장의 핵심 전략, 뷰엑스(VueX)와 글로벌 영토 확장
뷰런테크놀로지가 2026 CES에서 선보인 ‘뷰엑스(VueX)’는 이들의 미래를 결정지을 핵심 전략이다. 뷰엑스는 인지 AI 파운더리 모델을 클라우드 기반 SaaS 형태로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과거 라이다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개월의 데이터 수집과 수작업 라벨링,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했지만 뷰엑스는 거대 AI 기반의 자동 라벨링 기술을 통해 이 과정을 단 몇 시간으로 단축한다.
이런 플랫폼 전략은 뷰런의 수익 모델을 다각화한다. 차량용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판매라는 단발성 수익이 아니라 데이터 처리량에 기반한 구독형(SaaS) 수익 구조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특히 뷰엑스를 통해 생성된 데이터와 모델은 고객사가 자산으로 소유할 수 있어 기술 주권을 중시하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
또한 뷰런은 중국 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베이징(CIFTIS)과 항저우(EAC) 등 주요 전시회에 참가해 즈쥐에, 풀스마트테크 등 4개 현지 파트너사를 확보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중심이자 자율주행 규제 샌드박스가 가장 활발한 중국 시장에서 현지 파트너와 함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는 것은 뷰런의 글로벌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전략적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다.
▲가격 경쟁력·대체 기술의 벽 돌파해야
하지만 뷰런테크놀로지의 앞날에 탄탄대로만 놓인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위협은 라이다 하드웨어 자체의 가격 경쟁력과 대체 기술의 부상이다. 중국 하드웨어 제조사들의 물량 공세로 가격이 낮아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카메라 기반 시스템 대비 단가가 높다는 점은 대중화의 걸림돌이다. 뷰런은 자사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의 비용 부담을 상쇄할 만큼의 압도적인 안전성과 효율성을 제공한다는 점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한다.
또한 테슬라가 주도하는 카메라 기반 '비전(Vision)' 진영과의 표준화 전쟁도 치열하다. 카메라 데이터만을 고도화해 3D 공간을 재구성하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라이다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뷰런은 야간, 악천후, 복잡한 도심 환경 등 카메라가 물리적으로 극복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서 라이다 인지 솔루션이 왜 '필수 불가결한 안전망'인지를 시장에 각인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규제 대응과 법적 책임 소재의 문제도 남아있다. 자율주행 중 사고 발생 시 소프트웨어의 인지 오류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은 국가별로 정립되는 단계에 있다. 뷰런은 기술적 완결성 이상으로 사고 데이터를 투명하게 분석하고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법적·윤리적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뷰런테크놀로지는 산업의 성숙기로 진입하고 있다”며 “2027년 IPO를 통해 확보할 시장의 신뢰와 자금은 뷰런이 글로벌 라이다 인지 소프트웨어의 표준으로 자리 잡는 데 결정적인 동력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결국 자율주행의 승자는 가장 똑똑한 인지 능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자가 될 것”이라며 “뷰런은 그 경쟁에서 이미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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