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 "할아버지의 아이들은 어디 있어요?"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샷!] "할아버지의 아이들은 어디 있어요?"

연합뉴스 2026-04-07 05:50:01 신고

3줄요약

'혼밥' 노인 앞에 앉은 3살 꼬마…SNS서 화제

"세대간 공존 측면서 매우 바람직하고 상징적인 장면"

"아이에게 노인은 상호작용 연습에 매우 좋은 대상"

"요양시설-보육시설 결합 등 세대 간 어울림 중요"

화제가 된 틱톡 영상 화제가 된 틱톡 영상

[틱톡 이용자 'ashlyntaylor88'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 ## 미국의 한 식당. 귀여운 꼬마가 음식이 담긴 접시를 들고 노인이 홀로 앉아 있던 테이블로 가 맞은편 의자에 '영차' 하고 올라탄다. 꼬마가 신난 눈빛으로 노인으로 바라보며 조잘대자 노인도 고개를 들어 아이를 쳐다본다. 두 사람은 함께 식사를 시작한다.

지난달 24일 틱톡에 올라온 이 9초짜리 영상이 6일 현재 조회수 160만회를 넘기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아장아장 걷는 꼬마의 친절한 행동이 인터넷을 울렸다"는 반응과 함께.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해당 영상 속 꼬마와 노인은 생면부지의 관계로 저날 처음 만났다. 꼬마의 나이는 3세.

꼬마는 가족과 해당 식당을 찾았다가 다른 테이블에서 홀로 식사하는 노인을 보고 "할아버지의 아이들은 어디 있어요?"라고 물었다. 엄마가 "아마 다 커서 각자의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고 답하자, 꼬마는 곧장 그 노인에게 다가가 맞은 편에 앉았다. 그러고는 천진난만하게 조잘조잘 말을 건넸고, 노인은 갑자기 등장한 '동석자'를 다정하게 대했다.

사회의 고령화·파편화 속 외로움, 특히 노인의 고독이 세계적인 문제가 된 가운데 '밥 친구'가 된 노인과 꼬마의 모습은 사람과 사람 간 교류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며 따뜻함을 안겼다.

김영심 숭실사이버대 아동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이 사례는 세대 간 공존의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고 상징적인 장면"이라며 "다양한 세대와의 접촉 및 교류는 노년층뿐 아니라 아이에게 중요한 정서적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할머니와 함께 하는 송편 만들기 할머니와 함께 하는 송편 만들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 "고립과 고독,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보편적 위험"

지난달 25일 전북 무주군은 우유나 건강음료를 제공하면서 홀로 사는 어르신과 취약계층 안부를 살피는 배달 안부 확인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독거노인을 살피는 정책은 무주군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지자체에서 내놓고 있다.

7일 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이 자살을 생각한 이유 중 '외로움'이 23.3%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25년 기준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어 전체의 20.3%를 차지하며 본격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특히 독거노인 비율은 2020년 19.8%에서 2024년 22.1%까지 꾸준히 증가해왔다.

하지만 최근 5년 사이 고령자의 대면 교제 활동은 4.7%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우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노년기에 접어들면 자녀의 독립, 동년배의 사망이나 질환 등으로 만남의 기회가 줄어들면서 사회적 고립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시청각 자극이나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인지 기능 저하와 우울 증상이 서로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년기에는 스스로 고립 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동력 자체가 약해지는 경향이 있어 외부의 개입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유미 부산디지털대 노인복지학과 학과장 교수는 "과거 대가족 중심 사회에서는 자연스럽게 형성되던 관계망이 핵가족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약화하면서 노년층의 고립이 심화했다"며 "이제는 약 5명 중 1명이 노인인 사회 구조에서 고립과 고독은 특정 취약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보편적 위험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초생활보장 대상 등 일부 취약계층은 오히려 공공기관과 연결된 경우가 많지만, 중산층 노인의 경우 제도적 지원에서 벗어나 있어 더 큰 고독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에게 안마 받는 어르신 아이들에게 안마 받는 어르신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젊은세대와 교류, 노년층에 심리적으로 긍정적 영향"

전문가들은 세대 간 교류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대구경북과학기술원 석좌교수는 "어린 아동은 노년층에 대해 상대적으로 편견이나 거부감이 적기 때문에 보다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다"며 "노년층 역시 인지 기능 변화로 인해 복잡한 대화보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상호작용을 더 편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아 아이와의 교류가 부담이 적고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은 특정 연령대에 대한 고정관념이 적기 때문에 노년층과 쉽게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아동 발달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김리진 전북대 아동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가 강조됐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세대가 함께 거주하며 공존하는 형태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아이와 노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 실제로도 유용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만 3세 아동도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 자체는 갖추고 있으며, 공감 능력은 거의 성인 수준까지 가능하다"며 "낯선 노인에게 먼저 말을 거는 행동은 기질적으로 외향적이고 타인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진 아동에게서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은 시간적 여유를 갖고 기다리며 아이의 말을 들어줄 수 있어 아이 입장에서는 상호작용을 연습하고 성공 경험을 쌓기에 매우 좋은 대상"이라며 "또래 관계보다 갈등이 적고 안정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교육적 의미도 있다"고 짚었다.

숭실사이버대 김 교수는 "최근에는 조부모와 함께 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세대 간 교류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데, 아이들이 타인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태도를 배우기 위해서는 이러한 경험이 중요하다"며 "실버타운 내 어린이집 운영이나 경로당 방문 등 세대 간 교류가 이뤄지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실버타운 '삼성노블카운티' 등은 단지 내에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세대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도록 설계해 노년층의 고독감을 줄이고, 세대 간 소통을 활성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공원에 앉아있는 노인 공원에 앉아있는 노인

[연합뉴스 자료 사진]

부산디지털대 최 교수는 "노인 고립 문제는 결국 관계의 문제이기 때문에 가족, 이웃, 지역사회가 함께 연결되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아이를 키우는 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이제는 노인의 삶 역시 지역사회가 함께 돌보는 방식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양시설과 보육시설을 결합하거나, 공원·놀이터 등에서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교류가 이뤄지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핵심은 어르신들이 집 밖으로 나와 타인과 이야기를 나눌 '계기'를 만드는 것"이라며 "특히 젊은 세대와의 교류는 노년층에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나누는 '커뮤니티 키친'처럼 다양한 세대가 함께 참여하는 지역 기반 활동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minjik@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