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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10나노급 6세대(1c) D램과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정에 필수적인 장비의 수출을 막으며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사실상 장벽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현장의 열기는 이같은 견제에도 중국의 발목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대신 보여주는 듯 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가파른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에서 오는 2028년 9%로 확대될 전망이다.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점유율은 같은 기간 10%에서 18%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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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과학 기술 우대 정책과 천문학적인 보조금이 뒷받침된 결과다. 중국 정부는 올해 과학기술 예산을 지난해보다 10% 증액한 4264억위안(약 94조원)으로 책정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자립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CXMT는 최근 고난도 공정인 HKMG(High-K Metal Gate·하이케이 메탈 게이트) 적용에 성공하며 구형 제품 위주의 구조에서 탈피하고 있다. 5세대 HBM3E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국내 기업들은 6세대 HBM4) 양산에 나서면서 격차를 벌리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이 간극을 빠르게 좁히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메모리 공급난은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데 큰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최근 글로벌 PC 제조사(OEM)들은 D램 반도체를 공급 받기 위해 CXMT의 메모리 칩에 대한 검증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PC OEM들이 메모리 품귀 현상으로 인한 가격 인상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공급망 안정화 대안으로 중국의 제품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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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MT는 상하이 증시 상장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현재 월 30만장 수준의 생산 능력을 2035년까지 3배로 키우겠다는 목표는 전 세계적 공급 과잉을 유발할 ‘치킨게임’의 전조다. 이러한 물량 공세는 업황이 좋을 때는 드러나지 않지만, 다운턴 시기에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고 기존 업체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중국의 추격은 ‘S 커브 전략’ 이다. 직선 주로에서 따라잡기 어렵다면 새로운 기술 단계로 점프하는 식이다. 특히 원가 경쟁력과 수율이라는 제조업의 기본기를 무섭게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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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보조금으로 가격을 낮출 때, 우리는 공정 혁신을 통해 이를 압도하는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차세대 3D D램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간(셀)을 수직 방향으로 쌓아 성능과 용량을 개선할 수 있다. D램 메모리 용량에 대한 요구에 차세대 기술로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3D D램뿐 아니라 꿈의 공정인 10나노 이하 ‘0a’ 공정 등 미세화 공정에서 격차를 벌릴 필요가 있다.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다. 이같은 수익을 바탕으로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차세대 기술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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