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의 유혹인가, 인간적인 진정성의 수호인가.” 패션업계가 AI 가상 모델을 활용한 극한의 효율성과 ‘No AI’를 선언한 브랜드 가치 사이에서 거대한 문명적 충돌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AI포스트 핵심 요약
- ✅ [AI로 찍는 20분의 1 가격 화보] 이탈리아 명품 ‘에트로’와 뉴욕 브랜드 ‘미셀라’ 등은 가상 모델과 배경을 도입해 촬영 비용 절감. H&M 등 70여 개 브랜드는 ‘라즈베리 AI’를 통해 샘플 제작 없이 수백 개의 디자인 시안을 즉각 생성 중.
- ✅ [“가짜에 지갑 닫겠다” 소비자들의 역설] 가트너 조사 결과 소비자의 50%가 AI 미사용 브랜드 선호. ‘에어리(Aerie)’는 보정 없는 신체를 내세우며 ‘AI 생성 인물 사용 금지’를 공식 선언했고, 유아용품 브랜드 ‘코테리’ 등은 신뢰를 위해 AI 배제 원칙 고수.
- ✅ [‘AI 낙인’과의 전쟁과 법적 규제] 실제 수작업 영상조차 “AI 쓰레기”라는 비난을 받는 현상이 속출하자 르크루제 등은 “AI 미사용”을 명시하는 해프닝 연출. 뉴욕주는 올해 6월부터 마케팅 내 AI 인물 사용 시 고지 의무화를 시행하며 제도적 장치 마련.
패션업계가 거대한 갈림길에 섰다. 한쪽에서는 수십 배의 비용을 아끼기 위해 가상 모델과 배경을 만드는 '생성형 AI'에 열광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절대 AI를 쓰지 않겠다"며 인간 본연의 진정성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효율과 신뢰, 두 가치가 충돌하며 패션 비즈니스의 새로운 문법이 만들어지는 형국이다.
"물리적 샘플 주문 대신 AI 시각화"… 효율과 창의성 잡은 혁신
뉴욕의 패션 브랜드 '미셀라'와 이탈리아 명품 '에트로'는 몇 년 전부터 새로운 컬렉션 홍보에 AI를 전격 도입하고 있다. 미셀라는 지난 2023년 말 창립 15주년을 기념해 15개 도시에서 촬영해야 할 화보를 AI 모델로 대체했다. 전통적인 방식보다 비용을 15~20배 가량 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트로 역시 "때로는 현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AI로 생성한 사진을 공개했다. 에트로가 공개한 사진을 살펴보면 파스텔톤의 궁전을 배경으로 한 여성 모델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의 모든 구성 요소는 AI로 제작됐고, 의류만 따로 편집했다고 한다
이러한 흐름은 제작 공정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지난해 3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라즈베리 AI'는 텍스트만으로 수백 개의 디자인 시안을 뽑아낸다. H&M, MCM 등 70여 개 브랜드가 이 플랫폼을 사용 중이다. 디자이너들은 이제 물리적 샘플을 기다리는 대신, AI로 소재와 색상을 자유자재로 바꾸며 제품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
"튼살도 지우지 않겠다"…'노 AI'로 승부 던진 브랜드들의 반격
하지만 기술의 범람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50%는 마케팅에 AI를 쓰지 않는 브랜드에 지갑을 열겠다고 답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속옷 브랜드 '에어리(Aerie)'는 "AI로 생성된 신체나 사람은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2014년부터 '보정 없는 사진'을 내걸었던 진정성 전략의 연장선이다. 에어리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인 스테이시 맥코믹은 "우리의 DNA는 진정성이다"라며 "사람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튼살을 지우지 않는 것과 같다"라고 했다.
유아용품 브랜드 '코테리' 역시 부모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AI 이미지 배제 원칙을 세웠다. 이들에게 'AI 미사용'은 단순한 선택이 아닌, 브랜드의 생존을 건 사명 선언문과 같다.
효율과 진정성 사이의 줄타기…"AI는 수단일 뿐"
브랜드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실제 아티스트가 고된 수작업으로 만든 영상조차 SNS에서 "AI 쓰레기 아니냐"는 비난을 받는 상황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주방용품 브랜드 르크루제는 영상 게시물마다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덧붙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법적 규제도 시작됐다. 뉴욕주는 올해 6월부터 마케팅에 AI 생성 인물을 사용할 경우 이를 반드시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 패션계 관계자는 "효율을 위해 AI를 쓸 것인가, 아니면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인간적인 순간'을 보존할 것인가가 브랜드의 급을 나누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미래의 패션 시장은 'AI를 통한 무한한 창의성'과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의 진실함'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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