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동일인 지정자료 누락 혐의로 약식 기소하면서,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책임’을 둘러싼 법리 충돌이 본격화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반복성과 인지 가능성을 근거로 고의성을 강조한 가운데, HDC는 지배력 없는 독립 경영 회사라는 점을 들어 정면으로 해석 차이를 제기했다.
6일 HDC는 “공정위 지정자료 제출 과정에서 일부 친족회사 누락 혐의로 정몽규 회장이 약식 기소된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문제된 회사들은 친인척이 경영할 뿐 지분 보유나 지배 관계가 전혀 없고, 이를 고의로 은폐할 부당한 의도나 동기 또한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단순 누락 여부가 아니라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지정자료의 판단 기준이다. 공정위는 동일인과 친족 범위라는 형식 기준을 중심으로 계열 포함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HDC는 지분, 거래, 통제 여부 등 실질 지배력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HDC는 특히 문제가 된 회사들이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공식 절차에 따라 ‘친족 독립경영’으로 인정돼 계열 제외가 확정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일 사안을 두고 행정적으로는 독립성을 인정하면서 형사 책임은 별도로 묻는 것은 기준 적용의 일관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법리적으로는 ‘미필적 고의’ 인정 여부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대법원은 결과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를 용인하면 고의, 회피 가능성을 믿었다면 과실로 판단한다. 공정위는 내부 검토 정황과 보고 사실, 반복된 누락을 근거로 인지 이후 방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HDC는 계열 판단 기준 자체에 대한 해석 차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대기업집단 규제 체계의 기준을 둘러싼 충돌을 드러낸다. 형식 기준을 유지할 것인지, 실질 지배력 중심으로 재정립할 것인지에 따라 동일인 책임 범위와 공시 체계 전반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HDC는 “법리에 대한 견해 차이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겸허한 자세로 회사의 부족한 점을 개선해 국민에게 더욱 신뢰받는 투명한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헸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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