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산업 진단 ②] "202회 통원·1340만원 청구"...일반 가입자에 전가된 부담, 손해율 88%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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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산업 진단 ②] "202회 통원·1340만원 청구"...일반 가입자에 전가된 부담, 손해율 88% '경고등'

폴리뉴스 2026-04-06 19:08:39 신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8% 수준까지 올라서며 지급 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8% 수준까지 올라서며 지급 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자동차보험 시장이 단순한 실적 부진을 넘어 구조적 왜곡이 누적된 국면에 들어섰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보험료는 최근 4년 연속 인하됐다가 올해 들어서야 1%대 초반 인상으로 돌아섰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손해율 상승 흐름을 따라잡기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사의 올해 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6.7%, 1~2월 누적 손해율은 88.1%로 집계됐다. 업계가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보는 손해율 80%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전체 시장 손해율은 87.5%, 합산비율은 103.7%로 100%를 넘어서며 손익분기점을 상회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자동차보험은 단순 수익성 문제가 아니라 비용 구조 전반이 상승하는 가운데 일부 왜곡 요인이 더해지며 부담이 확대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사고 없이 운전하는 다수 가입자까지 비용을 함께 부담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 문제로 지목된다.

◆ 과잉 치료·향후치료비·사기까지…일반 가입자에 부담 전가

정부도 이런 구조적 왜곡을 공식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지난 해 2월 공동 대책에서 자동차보험의 부정수급, 보험사기, 과도한 합의금 지급을 개선 대상으로 명시했다.

발표에 따르면 경상환자 치료비는 최근 6년간 연평균 9% 증가해 2023년 한 해에만 약 1조3천억원에 이르렀고, 제도적 근거 없이 관행적으로 지급돼온 향후치료비는 2023년 기준 1조4천억원 수준으로 치료비보다도 많았다. 정부는 이 비용이 2,400만명 이상 가입자의 보험료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당시 정부가 제시한 실제 사례도 적지 않다. 차량 수리가 없던 후미추돌 사고 피해 운전자가 58회 통원치료로 350만원 상당 치료비를 받거나, 비접촉 사고로 근육 긴장·삠 진단을 받은 피해 운전자가 202회 통원치료로 1,340만원 상당 치료비를 발생시킨 사례, 사이드미러 접촉사고 운전자가 2주 입원 뒤 6개월 통원치료를 통해 치료비 500만원과 합의금 300만원을 받은 사례 등이 공개됐다. 일부 과잉 치료와 합의 관행이 반복되면서 비용이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 확인된 셈이다.

과도한 통원치료와 합의금 지급이 반복되며 보험료 부담이 일반 가입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과도한 통원치료와 합의금 지급이 반복되며 보험료 부담이 일반 가입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험사기 문제도 겹친다. 금융당국은 2023년에만 자동차보험 사기 5,476억원, 6만5천명을 적발했다고 밝혔고,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 이후 금감원과 보험업계는 보험사기 알선·유인행위 혐의자 3,677명, 약 939억원 규모를 수사 의뢰했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사례에는 SNS '단기 고액알바' 광고로 공모자를 모집해 고의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나눠 가진 방식도 포함됐다. 일부의 허위·과잉 청구와 고의 사고가 손해율을 끌어올리고 그 부담이 전체 가입자에게 분산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경미한 사고에서도 치료와 합의 과정이 길어지면서 보험금이 누적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이 결국 전체 가입자 보험료에 반영되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 4년 내리 내린 보험료…누적된 비용 상승과 괴리

자동차보험료는 2022년 1.2~1.4%, 2023년 2.0~2.5%, 2024년 2.1~3.0%, 2025년 0.6~1.0% 각각 인하됐다. 올해 들어서야 보험사들이 1.3~1.5% 수준의 인상에 나섰지만, 누적된 원가 상승과 손해율 흐름을 고려하면 조정 폭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형 4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11월 92.1%, 12월 96.1%까지 상승하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바 있다.

현장에서는 보험료 흐름과 비용 구조 사이 괴리가 누적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에 따라 보험료가 조정되는 구조지만, 최근에는 인하 구간이 길어지면서 비용 상승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보험료와 실제 비용 간 간극이 누적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 정책, 지급 구조 통제 본격화...손해율 부담 해소는 과제

정책 방향은 가격 조정보다는 지급 구조를 정비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2월 발표에서 향후치료비를 장래 치료 필요성이 큰 중상환자(상해 1~11급)에 한해 지급하도록 하고, 경상환자(12~14급)가 8주를 넘는 장기 치료를 원할 경우 진료기록부 등 추가 서류를 제출하도록 절차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보험사기와 관련해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정비업자에 대해서는 등록취소로 행정처분을 강화하고, 마약·약물 운전자에는 보험료 20% 할증, 무면허·뺑소니·마약·약물 운전 차량 동승자에는 보상금 40% 감액 기준도 마련했다. 정부는 이 제도개선으로 개인 자동차보험료가 약 3% 내외 인하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보험 과잉치료·보험사기 등 구조적 문제 개선을 위한 제도 개편이 추진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자동차보험 과잉치료·보험사기 등 구조적 문제 개선을 위한 제도 개편이 추진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최근에는 논의가 한 단계 더 이어지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지난 4월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자동차보험 자기부담금 제도를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차량가액이나 차종 차이가 보험금 청구 행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현행 보상기준이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는지 등을 실증적으로 분석하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정책 흐름은 자동차보험 지급 구조를 정상화하는 방향에서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된다. 다만 현장에서는 제도 개선만으로 누적된 손해율 부담을 단기간에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함께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지급 구조를 바로잡는 정책은 필요하지만, 손해율 흐름을 감안한 일정 수준의 요율 조정도 병행돼야 구조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결국 자동차보험의 핵심 쟁점은 명확하다. 비용은 치료·정비·합의 구조 속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일부 과잉 청구와 부정수급까지 더해지며 손해율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고 없이 운전하는 다수 가입자가 비용을 함께 부담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지속될 경우 자동차보험의 지속가능성과 신뢰 기반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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