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너 일가의 12조원 규모 상속세 납부가 이달 마무리되는 가운데 삼성전자 1분기 실적도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이재용 회장 중심의 '뉴삼성' 체제가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속세 부담 해소와 함께 반도체 업황 반등,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회복까지 맞물리며 경영 환경이 급격히 우호적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을 비롯한 삼성 총수 일가는 약 12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상속세를 이달 중 완납한다. 해당 금액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상속세 금액으로, 삼성가(家)는 2021년 상속세 신고 이후 5년간 6차례에 걸쳐 분할 납부하는 연부연납을 진행해왔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이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지분 매각이나 주식 담보 대출을 활용한 것과 달리 이 회장은 배당금과 개인 신용 대출 등을 통해 상속세를 충당했다. 결과적으로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상속 전 0.70%에서 현재 1.67%로, 삼성물산 지분 역시 17.48%에서 22.01%로 확대되며 지배력을 강화했다.
재계에서는 상속세 완납을 이재용 리더십 2막의 분기점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세계 최고 세율 수준인 국내 상속세 제도를 피하지 않고 막대한 금액을 성실히 납부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는 평가다.
또 지난해 7월 사법 리스크 완전 해소를 시작으로 과거 미래전략실과는 성격이 다른 사업지원팀 상설화 작업이 연착륙한 데 이어 상속세 부담까지 해소하면서 이 회장이 경영에만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반도체 슈퍼사이클도 심상치 않다. 삼성전자는 7일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이 많게는 4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한다. 분기 기준 신기록을 세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0조1000억원 대비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 회장은 지난해부터 광폭 행보를 이어가며 대미 공급망 이슈 완화, 엔비디아와 HBM 협력 강화 등 성과를 창출 중이다. 이 회장 특유의 점잖고 소탈한 캐릭터 덕분에 기존에는 '관리형 총수' 이미지가 강했으나 실제로는 AI 전환기를 주도하는 글로벌 빅샷(거물) 면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재작년 HBM3E 부진으로 반도체 사업 부문이 침체된 상황을 스스로 나서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갔고, 단시일에 HBM4 경쟁력을 끌어올려 역전에 성공한 점은 이 회장 리더십의 결과물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삼성전자는 HBM뿐 아니라 D램,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전 분야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위기 상황에서도 삼성 파운드리 투자를 지속하는 등 '종합반도체기업(IDM)' 체제를 고수한 이 회장의 혜안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는 의견이 많다.
한 재계 관계자는 "상속세 완납, 반도체 슈퍼사이클 지속에 따른 실적 확대 등 긍정적 여건이 마련되면서 삼성 내부 의사결정 속도가 확연히 빨라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특히 HBM 경쟁력 회복까지 이어지면서 이재용 회장 리더십이 결과로 증명되는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