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투데이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이 법왜곡죄와 관련해 수사 중인 피고발인은 91명인 것으로 집계됏다. 관련 사건은 23건이 접수됐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에 대해 10건, 판사에 대해 10건, 검사 3건 등 법왜곡죄 피고발 사건을 수사 중”이라며 “3건은 서울청 광역수사단에서 수사하고 나머지는 일선 서에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접수된 사건의 성격과 관련해선 대부분이 자기 판결이나 수사에 대한 불만이라면서 “입법 취지 등을 감안해 절차에 따라 수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사법권 행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판결 불복의 형사화’ 가능성이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특정 사건에 국한되지 않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 역시 논란의 소재가 있는 상황이다.
재판소원이 헌법재판소라는 별도 절차를 거치는 것과 달리, 법왜곡죄는 재판 결과에 불복한 당사자가 판사와 검사, 나아가 수사 경찰까지 직접 형사 고발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준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수사 기준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혼선을 키우고 있다.
법왜곡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명확한 선례가 없는 데다, 법관의 법리 판단이 ‘왜곡’에 해당하는지를 수사 단계에서 규명해야 하는 구조적 난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조기현 대한중앙 변호사는 투데이코리아와의 통화에서 “법왜곡죄는 취지와 달리 수사기관과 재판기관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제도는 일반 시민보다 정치인이나 대형 로펌을 활용할 수 있는 권력자, 자본을 가진 집단이 더 쉽게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강자에게 하나의 추가적인 무기를 제공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판사와 검사는 헌법과 법률, 양심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데, 그 판단이 사후적으로 형사 고발의 대상이 된다면 수사와 재판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정상적인 사법 시스템을 통해 통제돼야 할 영역을 별도의 형사처벌로 규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수사기관의 부패나 편파 수사는 기존 형법상 뇌물죄나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처벌이 가능하다”며 “문제는 입법 공백이 아니라 이를 감시하고 집행하는 시스템의 부족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범죄를 만들어 통제하기보다는 기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이 더 적절한 접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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