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포켓몬카드가 세계 각국에서 범죄의 불씨가 되고 있다. 카드를 훔치기 위한 강도·절도 행각이 급증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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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곳곳서 강도·절도 급증…총기 위협까지
5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미국, 캐나다, 영국 등지의 카드 전문 매장이 잇달아 털렸다. 피해액은 50만달러(약 7억 5000만원)를 넘는다. 다른 강력 범죄와 비교하면 피해액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더 많은 범죄를 촉발시키고 있다는 게 문제다. 카드숍 대상 범죄가 늘면서 보험 가입마저 어려워지고 있어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워싱턴주에서 카드숍을 운영하는 앤드루 엥겔벡은 “분기마다 한 번꼴로 침입 시도가 있다”며 “자비를 들여 보안카메라와 경찰 경광등을 모방한 스트로브 조명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포켓몬카드 절도가 소상공인을 직격하고 있다”며 “이것은 결코 피해자 없는 범죄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범죄 유형도 제각각이다. 예를 들어 피해는 매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2월엔 ‘포크딘’(PokeDean)이라는 이름의 포켓몬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외출에서 돌아왔을 때 집이 뒤집혀 있는 모습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침입자는 노트북과 게임기는 손대지 않고 고가의 포켓몬카드만 골라 훔쳐간 것이다.
지난달 미국 시카고에서는 앤서니 가르시아(23)라는 남성이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에서 포켓몬카드를 판매하겠다며 고객을 유인한 뒤, 직접 만난 자리에서 총기로 위협해 상대방의 카드를 빼앗는 강도 행각을 벌이다가 체포됐다. 3월 한 달 동안에만 다섯 차례 연속 카드를 강탈했다.
지난해 11월 코스트코에서는 인기 시리즈 ‘프리즈매틱 에볼루션즈’ 발매일에 고객들 간 물리적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에서는 키스 월리스라는 남성이 작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타깃 매장에서 포켓몬카드를 75차례 훔친 혐의로 지난달 체포됐다.
본고장인 일본에선 사회 문제로 이어졌다. 지난해 8월 맥도날드 해피밀 포켓몬카드 증정 행사 당시 해외 리셀러들이 사은품만 꺼내고 뜯지도 않은 햄버거와 음료를 매장 앞이나 인근 길가에 대량 폐기했다. 결국 맥도날드는 공식 사과 성명을 내고 카드 판매를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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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서 훔치기 쉽고 1장에 수천만…되팔기도 순식간
포켓몬카드의 가치가 급등한 것이 범죄의 배경이다. 1996년 일본에서 탄생한 포켓몬카드는 30주년을 맞아 수집 열풍이 재점화됐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과 맞물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고, 자연스레 카드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 결과 트레이딩카드 분석 사이트 카드래더에 따르면 포켓몬카드의 가치는 최근 1년 사이에도 145% 이상 상승했다. 올해 1월 한 달 구매액만 4억 5000만달러(약 6800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지난 20년간 포켓몬카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대비 초과 수익률이 3000%포인트를 웃돌았다. 즉 S&P500이 20년간 200% 수익률을 기록했다면, 포켓몬카드는 그보다 3000% 더 높은 약 320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의미다.
시장이 커지다 보니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2월엔 인플루언서 겸 프로레슬러인 로건 폴이 카드 한 장을 무려 1650만달러(약 248억 6000만원)에 판매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미 전역 타깃 매장 앞에는 포켓몬카드를 구매하기 위해 고객들이 새벽 일찍부터 나와 줄을 서거나 밤을 지새우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포켓몬카드가 범죄의 표적이 되는 또 다른 이유는 크기가 작아 훔치기 쉬우면서도 되파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카드에 일련번호가 없어 도난 카드 추적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때론 국제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공인트레이딩카드협회(CTCA)의 닉 자먼 대표는 “도둑이 카드 몇 장만 주머니에 넣으면 수천, 수만달러를 챙길 수 있고, 재판매도 매우 쉽고 극도로 빠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의 포켓몬카드 열풍에 대해 “어린 시절 포켓몬과 함께 자란 성인 세대와 현재의 어린이 세대가 동시에 수요를 만들어내는 다세대 소비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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