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하이브리드 본딩’을 앞세워 기술 주도권 확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르면 2029년 8세대 HBM인 HBM5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전환점을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와 BE 세미컨덕터 인더스트리즈(BESI)의 통합 하이브리드 본딩 설루션을 조기에 도입하며 차세대 HBM 시장에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대역폭과 지연시간, 전력 효율, 속도 등 주요 성능 지표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HBM은 여러 개의 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성능을 극대화하는 구조로, 적층 방식이 기술 경쟁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현재는 열압착 방식(TCB)이 주로 사용되며,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 기준 완화로 최대 16단까지 적용이 가능하다.
다만 인공지능(AI) 연산 수요가 폭증하면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성능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요구하는 대역폭과 전력 효율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적층 기술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 대안으로 주목받는 기술이 하이브리드 본딩이다. 범프(납땜 돌기)를 사용하지 않고 구리와 구리를 직접 접합하는 방식으로, 칩 간 간격을 최소화해 전체 두께를 줄이고 데이터 전송 속도와 발열 성능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HBM 구조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HBM5가 하이브리드 본딩 전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AI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이클에 맞춰 2029~2030년경 HBM5를 출시하며 기술 전환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메모리 업계 전반에서도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주요 업체들도 HBM4 이후 세대부터 해당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회사 세메스를 통해 관련 장비 내재화에 나섰고, SK하이닉스 역시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등 장비 업체들과 협력해 공정 검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차세대 HBM 경쟁은 ‘적층 기술 전환 속도’가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HBM이 AI 반도체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단순 용량 확대를 넘어 구조 혁신 경쟁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도입은 HBM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략적 우위를 제공할 것”이라며 “HBM5는 기술 전환의 실질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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