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전력기기 업체들의 수주 잔고는 현재 3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각 기업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효성중공업은 12조원, HD현대일렉트릭 10조원, LS일렉트릭 5조원가량의 수주 잔고를 각각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주 확대는 실적 자체를 레벨업 시키고 있다. 올해도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이 나란히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고, LS일렉트릭도 북미 시장 성장에 힘입어 6000억원이 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이미 확보된 수주로 3년치 일감이 쌓인 상황에서 AI 데이터센터와 대형 전력망에 투입되는 초고압 설비 비중이 높아지는 제품믹스 변화가 마진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수주가 곧 매출이었다면, 지금은 수주가 곧 이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데이터센터 전력을 외부 전력망에서 끌어오지 않고 자체 건설한 발전소를 통해 공급하는 마이크로그리드가 주요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LS일렉트릭이 자회사 LS파워솔루션을 통해 미국 에너지 인프라 기업과 체결한 초고압 변압기 수주가 대표적인 사례다.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소비자 요금으로 전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빅테크 업체들에게 자체 발전소 건설, 전용 전력원 확보 등 전략 자급자족을 요구하고 나선 바 있다. 이 시장은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을 통해 송·변전 설비나 중저압 배전기기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다만 업계에선 전력기기 업체들이 피크아웃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력기기 프로젝트는 통상 납기가 2~3년에 달하는 장기 사업으로 이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 변동이나 환율, 공사 지연 등의 변수에 따라 수익성이 변동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중동 전쟁 장기화 시 발주 지연이나 물류 차질 등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 전쟁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이나 물류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거나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흔들릴 수 있어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