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반도체 '골든타임'…업계 "풀스택 생태계 구축이 생존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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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AI 반도체 '골든타임'…업계 "풀스택 생태계 구축이 생존 열쇠"

이데일리 2026-04-06 15:10: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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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클라우드 권세중 이사(왼쪽)와 퓨리오사AI 김동건 상무가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소버린 AI와 AI 반도체'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이 한국 AI 산업의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풀스택(Full-stack)’ 인프라 구축을 정부에 촉구했다.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인프라 성능이 곧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단계에 진입했다며, 올해와 내년을 산업의 명운을 가를 ‘골든타임’으로 정의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네이버클라우드 권세중 이사는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소버린 AI와 AI 반도체’ 토론회에서 소버린 AI를 단순한 모델의 문제를 넘어 인프라 성능을 포함한 전체 시스템 구조로 정의했다. 권 이사는 “AI 모델을 얼마나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돌리느냐가 곧 모델의 성능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교육과 생산성 등 국가 중추 기능을 담당하는 AI의 성능 격차가 국가 경쟁력의 격차로 직결되는 현실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이사는 한국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메모리 지상주의’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HBM(고대역폭메모리)만 잘 만들자는 사고는 오히려 기술 발전을 가로막는 일이 될 수 있다”며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스펙에만 맞추다가는 결국 메모리 셀을 원자재로 제공하는 벤더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서비스 기업부터 칩 설계 회사까지 하나로 뭉쳐 시스템 레벨에서 최적화된 ‘뾰족한 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버린 AI는 인프라…“엔비디아 종속 탈피, 독자 무기 갖춰야”

현실적인 목표 설정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권 이사는 글로벌 시장을 사실상 독점 중인 엔비디아를 당장 압도하기보다, 기술 종속성을 낮추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체 무기를 국산화하며 쌓은 기술력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K-방산’의 사례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 이사는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고 풀스택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국가가 기업 간 연결 고리를 메워주는 전략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도입 장벽은 여전히 높다는 토로도 나왔다. 권 이사는 실제 NPU(신경망처리장치)를 서비스에 도입하며 겪었던 고충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 그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원인을 분석하면 원인의 3분의 1은 수요 기업 문제, 3분의 1은 레퍼런스 모델 문제, 나머지 3분의 1은 칩 회사 문제였다”며 검증 과정의 복잡하고 어려운 점을 전했다.

그는 엔비디아 GPU조차 모든 것이 완벽히 검증된 제품이 아닌 상황에서, 엔지니어들에게 충분한 메리트 없이 새로운 NPU를 검증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단순한 칩 가격 비교가 아닌, 실제 총 소요 비용(TCO) 관점에서 매력적인 데이터 포인트를 제공하고 정책적인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관점에서 수학적인 미세한 차이보다 실질적인 운영 적합성을 판단할 수 있는 협력 체계가 갖춰져야 실질적인 레퍼런스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소버린 AI와 AI 반도체 - 추론 인프라' 국가전략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훈기 의원실)


◇퓨리오사AI, 양산 시대 돌입…“소프트웨어와 연결성이 승부처”

이러한 전략의 핵심 병기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MPU(다목적 처리장치)’다. MPU는 AI가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답을 찾아내는 과정인 ‘추론’에 특화된 AI 반도체로, 기존 범용 반도체(GPU)보다 전력 소모는 적으면서도 가격 대비 성능은 월등히 높다.

퓨리오사AI 김동건 상무는 MPU가 이제 연구실의 실험 단계를 벗어나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성능을 검증받아야 하는 시기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퓨리오사AI는 올해 1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으며, 2월과 4월에 걸쳐 다양한 레이어의 소프트웨어 스택을 공개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거대 모델 대응을 위한 ‘인터커넥트(Interconnect)’ 기술과 소프트웨어 통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퓨리오사AI는 카드 8개를 묶은 서버 형태의 지원을 넘어, 서버와 서버 노드를 연결하는 기술을 단계별로 발전시키고 있다. 또 API만 사용하는 초보자부터 모델을 직접 최적화하려는 전문가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래밍 환경을 구축 중이다.

김 상무 역시 대규모 실증 인프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대규모로 운영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서버 200대 수준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그러면서 기업의 자체적인 노력과 더불어 정부가 실증 기회를 다양하고 집중력 있게 제공해 단계별로 기술적 문턱을 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업계의 요구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강용 과장은 “올해와 내년 1~2년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며 강력한 지원 의지를 표명했다. 정부는 지난 5~6년간 AI 반도체 분야에 1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왔으며, 이제는 R&D를 넘어 시장 창출과 생태계 조성에 집중할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과장은 “정부가 단순히 서비스나 모델만 제공하는 것을 넘어, 하위 하드웨어부터 최상단 서비스까지 일관된 ‘풀스택 실증’을 대규모로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2030년까지 추진되는 4000억원 규모의 ‘K-클라우드’ 사업 등을 통해 국산 NPU의 능력을 검증하고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인재 양성 측면에서도 단순한 학문 교육을 넘어 학생이나 주니어 개발자들이 초기부터 국산 NPU와 친숙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인재들이 스스로 유입되고 성장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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