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5% 관세’에 부담 커진 K가전···삼성·LG 프리미엄 전략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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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5% 관세’에 부담 커진 K가전···삼성·LG 프리미엄 전략 ‘시험대’

이뉴스투데이 2026-04-06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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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높은 파생제품에 대해 제품 가격 기준 25%의 관세를 일괄 부과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단순 관세 인상보다 과세 방식 자체가 바뀌면서, 그동안 유지해 온 프리미엄 중심 전략의 수익 구조가 영향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치는 철강 함량 비중에 따라 최대 50%까지 부과하던 기존 방식에서, 완제품 가격을 기준으로 25%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 핵심이다.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이 15%를 넘는 제품은 일괄적으로 과세 대상이 된다. 금속 비중이 높은 세탁기·냉장고·건조기 등 대형 가전 대부분이 여기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표면적으로는 세율이 낮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가격이 높은 제품일수록 과세 금액이 증가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문형 냉장고, 드럼 세탁기, 시스템 에어컨 등 고가 제품군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 가전업체들은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확대하며 점유율을 끌어올려 왔다. 실제로 지난해 철강 함량 기준 관세가 도입된 이후에도 미국 내 한국산 가전 점유율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처럼 과세 기준이 가격으로 전환될 경우, 가격 경쟁력 저하가 곧바로 수익성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관세 부담이 단독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물류비 부담도 동시에 확대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연간 약 3조원 규모의 운반비를 지출하고 있는데, 최근 유가 상승과 해상보험료 급등이 맞물리면서 비용 압박이 커지고 있다. 냉장고·세탁기 등 대형 가전은 해상 운송 의존도가 높아 이런 영향에 더욱 취약하다.

가전 사업 수익성은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VD·DA 사업부는 지난해 약 2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고, LG전자 역시 TV·IT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에서 7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7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가전 사업의 실적 흐름에도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50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예측했다. 반면, 가전 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LG전자의 경우 관세와 물류비 부담이 동시에 작용할 경우 실적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관세 부담이 더해질 경우, 단기적인 비용 증가를 넘어 사업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 생산 물량 일부를 미국 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공급망 재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멕시코를 활용한 북미 우회 생산 전략이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협상에 따라 영향받을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공급망 재편을 유도하려는 정책적 의도와도 맞닿아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미국산 금속을 사용한 제품에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포함되면서, 제조 기반을 미국 중심으로 끌어들이려는 신호로 읽힌다는 것이다. 단순한 통관 비용 문제가 아니라 생산 거점과 조달 구조 전반을 재편하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 제조업 특유의 ‘중간재+완제품’ 수출 구조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철강 등 중간재 단계에서 한 차례 영향을 받고, 완제품 단계에서 다시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어 이중 부담 구조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전뿐 아니라 자동차, 기계, 부품 산업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일부에서는 단기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금속 함량이 15% 이하인 제품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일부 부품류는 오히려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제도 개편으로 관세 산정 방식이 단순화되면서 기업의 행정 부담은 완화될 수 있지만, 실제 영향은 제품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세탁기 등 일부 품목은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만큼 직접적인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중장기적으로는 소비자 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 둔화 가능성이 변수로 남는다. 관세 부담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시장 전체 가격이 상승하는 구조가 반복될 경우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은 국내 가전업체들에 구조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관세 조정이 단순한 세율 변화가 아니라 사업 전략 전반을 점검해야 하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프리미엄 중심의 수익 모델이 유지될 수 있을지, 생산 거점과 가격 전략을 어떻게 조정할지에 따라 향후 경쟁 구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 가전 업계 관계자는 “가격 기준 과세로 전환되면서 고가 제품일수록 부담이 커질 수 있는 구조로 바뀐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제품별로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품목은 단기 충격이 제한적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가격 정책과 비용 관리 중심의 대응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중심 생산 확대와 공급망 재편, 제품 믹스 조정을 통해 관세 부담을 구조적으로 분산하는 전략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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