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N] 탈과 악기 버린 '몸'으로만 보여준 '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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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N] 탈과 악기 버린 '몸'으로만 보여준 '신명'

뉴스컬처 2026-04-06 14:42: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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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최진승 기자] 전통의 형식을 걷어내자 '살아있는 유산'이 보였다. 지난 3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에서 열린 무형유산 창작랩 쇼케이스의 세 번째 무대 '신명_현행하는 몸'은 전통의 원초적 에너지를 증명하는 자리였다.

‘무형유산 창작랩’은 전통예능 전승자들이 공연 전문가들과 함께 기획, 연구, 창작, 발표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해 현대적 감각이 반영된 공연 콘텐츠를 개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쇼케이스는 창작랩 프로그램에 선정된 3개 팀이 3개월 간의 공동작업 결과물을 공개하는 자리였다.

쇼케이스의 세 번째 공연 '신명_현행하는 몸'은 전통 연희 기반의 '연희점추리', '연희집단 THE광대', 그리고 현대무용단체 '시나브로 가슴에'의 만남으로 이뤄졌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예술가들이지만 '몸'이라는 공통 분모 아래 하나로 뭉쳤다.

'무형유산 창작랩' 쇼케이스에서 선보인 '신명_현행하는 몸' 공연 모습. 사진=뉴스컬처
'무형유산 창작랩' 쇼케이스에서 선보인 '신명_현행하는 몸' 공연 모습. 사진=뉴스컬처

공연이 시작되자 화려한 탈춤이나 꽹과리 소리는 어디에도 없었다. 대신 무대를 채운 것은 거친 숨소리와 울퉁불퉁한 무용수들의 몸뿐이다. 이번 작품은 전통 연희의 외형적 장치(탈, 의상, 악기)를 과감히 소거하고 그 안에 흐르는 신체 원리에만 집중한 파격적인 실험이다.

공연에 앞서 안무와 출연을 겸한 권혁 안무가(시나브로 가슴에)는 "전통을 계승의 대상, 현대를 새로움의 주체로 나누는 이분법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며 "악기를 치고 진법을 수행하던 몸의 기억을 현대적 감각과 충돌시켜 현행하는 신명을 발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작품은 개인의 작은 떨림과 호흡에서 시작해 점차 밀도를 쌓아간다. 고성오광대의 '으시개'와 양주별산대의 '무게 이동'이 안무의 뼈대가 되고, 상모의 회전 원리는 거대한 군집의 흐름으로 확장된다. 30분간 쉼 없이 이어지는 움직임은 종단에 이르러 폭발적인 집단 에너지로 터져 나온다. 개인화된 현대 사회에서 잊혀졌던 공동체적 연대의 감각을 깨우는 순간이다.

'무형유산 창작랩' 쇼케이스에서 선보인 '신명_현행하는 몸' 공연 모습. 사진=뉴스컬처
'무형유산 창작랩' 쇼케이스에서 선보인 '신명_현행하는 몸' 공연 모습. 사진=뉴스컬처

공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아티스트들은 창작 과정에서 느낀 고민과 결과물들을 공유했다. 전통 연희자 김동환 대표(연희점추리)는 "스승의 동작을 똑같이 재현해야 칭찬받던 환경에서 벗어나 몸짓을 분해하고 새롭게 만드는 과정이 처음엔 두렵기도 했다"면서 "이번 작업을 통해 몸으로 표현하는 창작에 대한 확신과 새로운 방법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안대천 대표(연희집단 THE광대) 역시 "악기나 소품에 기대지 않고 오직 몸으로만 부딪히며 동료들을 믿고 끝까지 갈 수 있었던 경험이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발견"이라고 꼽았다.

이번 쇼케이스는 연구와 실험 결과를 30분으로 압축한 형태였지만 향후 60분 규모의 정식 공연으로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권혁 안무가는 "향후 조명과 사운드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시각적 밀도를 높이고, 전통 연희의 다이나믹한 리듬을 극적으로 재구성해 스펙터클한 한국적 퍼포먼스로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뉴스컬처 최진승 cjs927488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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