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팔면 우리 망해요"… 990원 소주 '선양'의 전국구 선전포고[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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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팔면 우리 망해요"… 990원 소주 '선양'의 전국구 선전포고[르포]

이데일리 2026-04-06 14:40: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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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이거 계속 팔면 진짜 우리 회사 망합니다. 그래도 일단 저지르는 겁니다. 소비자들이 ‘선양’이라는 이름 두 글자만 확실히 알아주신다면 그걸로 족합니다.”

6일 오전,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가락몰 다농마트 2층. 보라색 모자에 파란색 셔츠, 빨간색 재킷까지. 스스로 소주 모델을 자처한 조웅래 선양소주 회장의 차림새는 마트 통로를 지나던 상인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화려한 호텔 대회의장 대신 층층이 쌓아 올린 소주 박스 위에 합판을 덧대 만든 ‘간이 책상’이 오늘 행사의 메인 무대였다.

조웅래 선양소주 회장이 착한소주 990을 들고 있다. (사진=선양)


조 회장이 연신 “망한다”고 껄껄 웃으면서도 990원짜리 소주병을 높이 들어 보인 이유는 명확하다. 충청권의 강자를 넘어 전국의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겠다는, 지역 주류사의 처절하면서도 유쾌한 반란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 “이윤보다 브랜드 각인”…거대 공룡 시장 뚫는 선양의 승부수

이번 착한소주 990 프로젝트는 단순히 가격을 낮춘 판촉 행사가 아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라는 거대 주류 공룡들이 80% 이상 독점한 소주 시장에서, 선양소주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광범위하게 넓히기 위해 던진 전략적 승부수다.

수십억원의 유명 연예인 모델료를 아끼기 위해 회장이 직접 총천연색 옷을 입고 ‘인간 광고판’을 자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게 아낀 비용을 고스란히 소비자 가격에 녹여 990원이라는 충격적인 가격을 완성했다.

조 회장은 “우리 같은 지역 기업이 서울과 수도권 소비자들에게 이름을 알리려면 이 정도 파격은 있어야 한다”며 “동네슈퍼에서만 파는 이유도 소비자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선양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 “한 번 마셔보면 다를 것”…접점 확대의 무기는 ‘압도적 품질’

선양소주가 망할 각오로 접점을 넓히는 배경에는 품질에 대한 강력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단순히 싼 소주로 이름만 알리는 것이 아니라, 한 번 마셔본 소비자가 ‘선양 팬’이 되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990원 소주에도 선양의 독보적 기술인 ‘산소숙성공법’이 적용됐다. 시중 제품보다 3배 많은 산소를 넣어 ‘30분 일찍 깨는’ 부드러운 맛을 구현했다. 조 회장은 “술도 결국 음식이다. 쌀과 보리를 발효시킬 때 음악을 들려주며 정성껏 숙성시킨 우리 회사 증류 원액의 깊은 맛은 가격이 싸다고 해서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선양의 자존심”이라며 “접점이 넓어질수록 선양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보는 팬들이 전국에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웅래 선양소주 회장이 착한소주 990을 들고 있다. (사진=선양)


◇ 민·관·협 상생 모델로 전국 골목상권 침투…“지역 한계 넘는다”

이번 행보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정책 지원과 한국수퍼체인유통사업협동조합(KVC)의 유통망이 맞물린 민·관·협 상생의 결정체이기도 하다. 거대 자본이 독점한 유통과 주류 시장에서 ‘지역 기업’과 ‘골목 상권’이 생존을 위해 맺은 전략적 동맹인 셈이다.

조 회장은 유통 경로를 철저히 동네슈퍼로 한정하며 “990원짜리 소주 사러 왔다가 쌀도 사고 라면도 사면서 골목상권에 활기가 도는 선순환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선양을 알리는 동시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상생 마케팅의 정석을 보여준다.

업계 관계자는 “높은 원가를 고려하면 이 가격은 사실 불가능한 가격대”라며 “고물가 시대, 스스로 손해를 감내하며 소비자 곁으로 다가서려는 지역소주의 진심이 굳건한 시장 판도를 흔들고 전국구 브랜드 시대를 열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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