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대상 업종과 요건을 전면 재정비하라고 지시하며, 일부 업종의 공제 적용 사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6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14회 국무회의 겸 제4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가업상속공제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주차장이 무슨 가업이냐”고 지적하며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경우에만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제4차 비상경제 점검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 뉴스1
가업상속공제는 일정 기간 이상 기업을 운영한 뒤 이를 상속할 경우 상속재산에서 최대 600억 원까지 공제해주는 제도다. 구체적으로 10년 이상 운영 시 300억 원, 20년 이상은 400억 원, 30년 이상은 600억 원까지 공제된다. 해당 제도는 1997년 공제 한도 1억 원으로 시작해 점차 확대됐으며, 2023년 기준 600억 원까지 상향됐다. 최근 5년간 공제액은 총 2조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회의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은 수도권 자가 소유 대형 베이커리 카페 25곳을 표본 조사한 결과, 11곳(44%)에서 가업상속공제 남용 소지가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특히 기술이나 경영 노하우의 이전과 거리가 먼 업종까지 공제 대상에 포함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대표 사례로는 주차장업이 언급됐다. 주차장업은 2020년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에 포함된 이후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에 따르면 수도권 자가 사설주차장 1321곳 중 58%에 해당하는 761곳이 해당 제도 편입 이후 개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세제 혜택을 염두에 둔 사업 진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주유소 역시 비슷한 문제 사례로 제시됐다. 표준화된 운영이 가능해 기술이나 노하우 이전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하고 공제 혜택을 받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최근 5건의 평균 공제액은 약 6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통령은 “가업상속 제도는 대대로 이어온 사업이 상속되지 않으면 유지되기 어려운 경우를 전제로 해야 한다”며 “다른 사람이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는 업종이라면 세제 혜택을 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없어져도 사회적으로 큰 지장이 없는 사업이라면 상속세를 감면하면서까지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가업 영위 기간 요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10년 운영이 과연 가업이라고 볼 수 있느냐”며 “오히려 절세 계획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말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사업이면서 사회적으로 보호 가치가 있는 경우에 한해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제4차 비상경제 점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뉴스1
정부도 제도 개편 방향을 구체화하고 있다. 구윤철 장관은 공제 대상 업종을 기술·노하우 이전 필요성이 높은 분야 중심으로 재편하고, 지원 타당성이 낮은 업종은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사업용 토지 범위를 합리적으로 축소하고, 공제 대상 자산 역시 실제 사업에 필요한 범위로 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경영 기간과 사후관리 요건을 강화하고, 위장 공제 여부를 가려내기 위한 증빙 제출과 실태 점검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대상을 확실하게 줄이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며 추가적인 보완 조치를 주문했다.
정부의 이번 개편 움직임은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본래 취지와 달리 일부 업종에서 절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향후 제도 설계 전반에 걸친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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