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방중 앞두고 인터뷰…"자부심 갖고 '나는 중국인'이라 말할 수 있어야"
대만 정부여당은 '반미' 공세…라이칭더 총통 "권위주의와 타협 안돼"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7일부터 중국을 방문하는 '친중' 성향의 대만 국민당 당수가 대(對)중, 대미 관계를 함께 중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리원 국민당 주석은 4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NBC방송 인터뷰에서 "세계는 대만해협을 가장 심각하고 위험한 화약고로 보고 있고, 해협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은 평화적 수단으로 상황을 안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생사를 건 투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는 정 주석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이뤄졌다.
정 주석은 7∼12일 동부 장쑤성과 상하이,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고,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국가주석)와의 '양안 회담'도 열릴 가능성이 높다. 국민당 주석의 중국 방문은 2016년 홍슈주 당시 주석이 시 총서기와 회담한 이후 10년 만이다.
대만 안팎에선 정 주석이 '친중' 성향을 보여왔다는 점, 최근 국민당이 '반중' 성향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특별국방예산조례(미국 무기 구매 계획 포함)를 막아서고 있다는 점을 들어 그의 방중이 중국 쪽으로 한층 명확하게 다가서는 행보라고 보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국 통일' 목표를 공언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미국산 무기 거래는 5월 개최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쟁점으로 거론된다.
대만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2일 "중국이 정리원 주석을 '소환'한 목적은 양안 문제를 내정화(內政化)하고, 미국의 대만 상대 무기 판매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 주석의 방중을 '미국' 문제와 연관 짓고 압박하기도 했다.
정 주석은 이런 시각을 의식한 듯 미국산 무기와 대만의 방위 지출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게 있어 중국 대륙과의 관계를 증진하는 것은 결코 미국과의 관계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제로섬이나 양자택일이 아니다"라며 "사람들은 대만이 '우크라이나 다음'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정 주석은 대만이 전쟁을 피하기 위해 중국과 교류해야 할 시급한 필요성이 있다며, 사람들이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나는 중국인'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다만 NBC는 그가 시진핑 총서기의 '통일'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국민당이 공개한 NBC 인터뷰 내용을 보면 정 주석은 "대만의 미래는 반드시 자기 손에 있어야 하지만, 이것이 대만-미국 관계가 일방적 의존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대등·호혜·협력·공영의 기초 위에 있어야 한다"며 "양안 평화 추동과 충돌 리스크 감소는 대만 인민의 이익에 부합할 뿐 아니라 미국과 국제 사회의 지역 안정에 대한 기대에도 맞다"고 했다.
'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총통은 정 주석의 방중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 정치권과 군부, 사회 각계에 침투해있다며 유권자들의 위기의식을 자극하는 한편, 국민당이 중국과 손잡으려 한다고 공세를 펴왔다.
라이 총통은 5일 "대만은 이미 권위주의 체제를 벗어났지만 해외 적대세력은 인지 작전을 통해 대만의 역사를 왜곡하고, 적과 아군의 경계를 흐리고 있다"면서 "각종 방식으로 대만에 침투한 뒤 내부 분열을 이용해 대립과 혼란을 만들고, 대만 인민의 민주·자유에 대한 신념을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어떤 사람은 권위주의와 타협하면 국방력을 강화할 필요가 없고, 대만의 국방력·자기방어 강화는 권위주의 세력에 도발로 인식될 것이며, 심지어 권위주의 세력과 악수·교류하고 타협해 주권을 포기하면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진정한 평화는 권위주의에 고개를 숙이거나 타협해서 얻는 것이 아님을 역사는 우리에게 가르쳐준다"고 했다.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정리원 국민당 주석은 7일 대만 쑹산공항을 출발해 오후 상하이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어 8일에는 '국부' 쑨원이 안장된 난징 중산릉을 참배하고, 상하이에서 일정을 소화한다. 9일 오후 베이징으로 이동한 뒤 10일 시진핑 총서기와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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