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늘리고 성과도 챙겨라?…되풀이되는 공공개관 개혁 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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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늘리고 성과도 챙겨라?…되풀이되는 공공개관 개혁 허실

르데스크 2026-04-06 12:09: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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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6대 구조개혁' 가운데 하나인 공공개혁을 핵심 국정과제로 제시하며 공공기관 통폐합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효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통폐합 중심의 개혁은 실질적인 체질 개선보다 외형 변화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조직 수 축소나 정치적 상징성에 집중될 경우 정작 중요한 공공기관의 성과관리와 책임경영 확립은 또다시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기관은 줄이는데 역할은 늘어난다"…일자리·균등기회 찾는 공공기관 비효율

 

현재 공공기관 경영평가 체계는 경영관리, 주요사업, 혁신 프로젝트 등 3대 축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에서도 '안전 및 책임경영' 항목에 일자리 창출과 균등기회 확대가 핵심평가 지표로 포함돼 있다. 공공기관이 단순한 서비스 제공 조직을 넘어 정부 정책을 수행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공공기관의 비효율적인 평가 구조가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 효율성과 재무 건전성보다는 고용 확대, 사회적 가치 실현, 지역 균형 발전 등 정책적 목표 달성이 더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하면서 기관들은 비용 절감보다 지출 확대를 선택할 유인이 커진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이 성과보단 정책 방향을 중시하다보니 정작 책임경영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 공공기관 지정 추이. [사진=AI이미지/gemini]

 

공공기관 현황편람에 따르면 공공기관 수는 2015년 316개에서 지난해 331개로 증가했다. 자회사 설립, 위탁 조직 확대, 정책 사업 증가 등을 통해 공공부문의 외연이 지속적으로 확장된 결과다. 역대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공공기관 통폐합이 이뤄졌음에도 공공부문 전체 규모는 오히려 커진 현상이 반복된 결과다.

 

공공기관의 인력 구조도 상황은 비슷하다. 공공기관 임직원 정원은 2020년 41만5353명에서 2024년 42만3069명으로 최근 5년간 42만명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정책사업 확대 과정에서 늘어난 인력이 사업종료 이후에도 줄지 않은 결과로 분석됐다. 그 결과 신규 채용은 감소하는 반면 기존 인력은 유지되면서 청년층의 진입 기회가 줄어드는 역설적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일자리를 늘리는 동시에 효율성을 높인다'는 상충된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보니 효율성 저하와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공공기관 개혁이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평가체계와 정책 목표 설정 방식 자체의 문제와 직결돼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비효율적인 공공기관의 구조는 정치적 선택의 결과로도 지목된다. 공공기관은 경기 대응 수단이자 고용 창출 장치로 활용되기 쉽기 때문이다. 정권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기 위해 공공기관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정책 도구화가 반복되는 한 공공기관 개혁은 근본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폐합 만능주의의 한계…"기능·경쟁·책임 중심 개혁으로 전환해야"

 

공공기관 개혁이 반복적으로 실패해 온 또 다른 이유로는 '통폐합 중심' 접근의 한계가 지목된다. 통폐합은 정치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개혁 수단이지만 실제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선 의구심어린 목소리가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목된다.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를 통합해 출범했지만 이후 부채가 급증하며 재무 건전성이 악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한 조직 통합이 오히려 재무 리스크를 키운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철도 분야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코레일과 SR 통합 논의는 '중복 기능 제거'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경쟁 구조를 해체할 경우 서비스 품질 저하와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공부문 내 제한적 경쟁이 효율성과 서비스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무조건적인 통합보다는 분리 유지와 기능 조정이 더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 공공기관 개혁 일환으로 추진되는 코레일과 SR 통합의 경우 오히려 경쟁 구조를 해체해 서비스 품질 저하와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코레일·SR]

 

전문가들 사이에선 공공기관 개혁의 핵심은 통폐합에 앞서 기능과 경쟁, 책임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기관 개혁의 기준으로 △국가 필수성 △민간 대체 가능성 △경쟁 도입 가능성 △유사·중복 여부 △재정 부담 △국민 편익 등이 거론된다. 이러한 기준 없이 추진되는 통폐합은 단기적 구조조정에 그칠 뿐 장기적 효율성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공공개혁 역시 이러한 기준이 명확히 설정되지 않을 경우 과거와 같은 실패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노동조합 반발, 지역 정치 논리, 이해관계 충돌 등이 개입될 경우 개혁 추진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공공기관 통폐합 과정에서는 인력 감축 문제와 지역경제 영향 등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개혁의 방향을 '기능 중심 재설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부문 전체에 대한 전수 진단을 통해 기관 단위가 아닌 기능 단위로 역할을 재정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후 해당 기능이 공공이 수행해야 하는지, 민간에 이양할 수 있는지, 경쟁 구조를 도입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개혁 방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평가 체계 개편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처럼 일자리와 사회적 가치 중심의 평가 구조에서 벗어나 재무 건전성, 생산성, 서비스 품질 등 성과 중심 지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책임경영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평가 결과가 인사와 보수에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개혁이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국가 운영 방식의 재설계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처럼 '기관 수를 줄이는 개혁'에 머무를 경우 공공부문의 비효율은 반복될 수밖에 없는 만큼 기능과 역할을 중심으로 한 정교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현조 자유기업원 연구원은 "공공기관 개혁은 숫자 줄이는 게 목표가 돼선 안되고 기능을 재설계하고 경쟁과 시장규율을 도입해 재무 리스크과 인사 체계를 정상화하는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며 "민간 진입이 가능한 영역은 단계적으로 개방하되 연공급 중심 임금체계를 직무·역량 중심으로 전환하고 부채관리 목표제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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