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얼굴을 타인의 몸에 AI로 합성해 논란이 된 인플루언서 로런 블레이크 볼티어(왼쪽)와 피해자인 콘텐츠 크리에이터 타티아나 엘리자베스. 사진= 타티아나 엘리자베스 스레드 갈무리
팔로워 160만 명을 보유한 백인 인플루언서가 동의 없이 흑인 모델 사진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아프리카계 미국인 모델 타티아나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사진을 다른 인플루언서가 무단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 “ 오른 손목 문신까지 똑같아”
엘리자베스는 2024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현장을 찾았고, 당시 흰색 테니스 스타일 의상을 입고 코트 옆에서 촬영한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올렸다.
이후 백인 인플루언서 로런 블레이크 볼티어도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의상을 입은 사진을 올렸다. 초록색과 흰색 줄무늬 카디건, 루이뷔통 가방, 뉴욕 퀸스의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취한 자세까지 똑같았다. 심지어 오른쪽 손목 문신까지 같았다.
볼티어는 해당 사진에 ‘마이애미’로 위치 태그를 설정했지만, 실제 배경은 뉴욕 퀸스의 아서 애시 스타디움이었다.
이에 엘리자베스는 “AI를 이용해 자신의 얼굴을 내 몸에 합성한 것”이라며 “너무 당혹스럽고, 왜 이런 일을 했는지 이유가 궁금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셜미디어가 기본적인 예의조차 무시하게 만든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 또한 “이건 정말 충격적이다”, “너무 이상한 일이다”, “세상이 미쳐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사과문 올렸지만…“책임 떠넘기기” 비판
논란이 확산하자 볼티어는 소셜미디어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흑인 크리에이터의 초상을 내 가치관과 완전히 어긋나는 방식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내 플랫폼에 올라오는 콘텐츠에 전적인 책임이 있는 만큼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고, 엘리자베스에게도 개인적으로 사과했다. 앞으로 콘텐츠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과는 진정성 논란으로 이어졌다. 책임을 팀과 AI에 돌리려는 태도가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엘리자베스는 볼티어를 향한 온라인 괴롭힘을 옹호하지는 않지만, 이번 사건은 결국 볼티어 자신의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 AI 합성의 그늘…무단 도용 방법까지 공유
매체들은 이번 사건이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플랫폼에서 확산하고 있는 AI 생성 콘텐츠 산업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타인의 사진과 영상을 무단 도용해 얼굴을 바꾸는 방법을 소개하는 온라인 영상도 다수 퍼지고 있으며, 일부 영상의 조회 수는 35만 회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AI 기술의 오남용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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