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대구간송미술관은 추사 김정희 탄신 240주년과 간송 전형필 탄신 120주년을 기념해 기획전 ‘추사의 그림 수업’을 오는 7일부터 7월 5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추사의 회화 세계를 중심으로 조선 말기 회화가 근대로 이행하는 흐름과 추사화파의 형성과 확장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간송 컬렉션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김정희는 학문과 예술을 통합한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자 동아시아 지적 네트워크의 중심 인물이었다. 기존 전시들이 주로 서예와 학문에 집중해왔다면, 이번 전시는 ‘그림’에 주목해 추사의 예술 세계를 새롭게 조명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며, 미공개 작품 7점을 포함한 47건 67점이 소개된다.
1부 ‘추사, 시대를 열다’에서는 ‘계산무진’을 비롯해 국보 ‘세한도’, ‘고사소요’, 보물 ‘난맹첩’과 ‘불이선란도’ 등 대표작을 통해 추사의 예술적 정점과 사유의 깊이를 조망한다. 특히 ‘세한도’는 조선 선비정신을 상징하는 걸작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영남 지역에서 최초로 공개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부 ‘1849년, 추사의 그림 수업’은 ‘예림갑을록’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유배에서 돌아온 추사가 제자들과 함께 진행한 품평회의 기록을 바탕으로, 당시의 예술적 토론과 교류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현존하는 유일한 작품 ‘팔인수묵산수도’와 이에 대한 추사의 비평을 통해 스승과 제자 간의 긴밀한 예술적 관계를 엿볼 수 있다.
3부 ‘예림의 여덟 제자’에서는 이한철, 허련, 전기, 유숙, 조중묵, 김수철, 박인석, 유재소 등 제자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들은 추사의 문인화 이상을 공유하면서도 각자의 개성과 지향에 따라 독자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해 나갔다.
4부 ‘추사의 향기, 매화에 깃들다’에서는 조희룡을 중심으로 한 매화 작품들을 통해 추사화파의 변주와 확장을 살펴본다. ‘홍백매도’를 비롯해 유숙, 김수철 등의 작품은 스승의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미감을 더해가는 흐름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추사의 대표작 ‘세한도’, ‘난맹첩’, ‘불이선란도’가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공개되며, 이를 통해 한 작가의 핵심 작품들을 다각도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유숙의 ‘매화서옥’, 유재소의 ‘죽림괴석’ 등 총 7점의 미공개 작품이 최초로 공개돼 추사화파의 예술적 스펙트럼을 한층 확장한다.
특히 ‘세한도’는 1844년 유배 중이던 김정희가 제자 이상적에게 그려준 작품으로, 절제된 필치 속에 변치 않는 선비의 정신을 담아낸 걸작이다. 이 작품은 이후 청나라 문인들에게도 소개되며 동아시아 지성사 속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전인건 관장은 “간송 탄신 120주년을 맞아 추사와 그 제자들의 작품을 소개하게 되어 뜻깊다”며 “추사화파의 작품을 통해 한국 문화의 정체성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추사의 그림 수업’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성인 1만1천 원, 학생·청소년 5천5백 원이다.
이번 전시는 추사 김정희와 제자들이 구축한 예술 세계를 통해 전통과 혁신이 교차하는 한국 회화의 전환기를 깊이 있게 조망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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