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아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욕설 게시물 하나가 미국 정치권을 뒤흔들었다. 비판은 야당에서만 나오지 않았다. 오랜 우군이었던 공화당 인사까지 "미쳐가고 있다"고 직격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자신의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을 전면 타격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화요일은 이란 발전소의 날이자 교량의 날이 될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라. 이 미친 놈들아, 안 그러면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다. 두고 봐라"라는 욕설이 섞인 경고를 올렸다. 그는 마지막에 "알라에게 찬미를"이라는 문구를 덧붙이고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서명했다. 기독교 최대 명절인 부활절 아침에 올라온 게시물이었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먼저 터졌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 중 한 명이었던 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공화당 하원의원이 X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린 전 의원은 "부활절 아침에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게시물을 보라. 기독교인이라고 주장하는 행정부의 모든 사람은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광기에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나는 여러분 모두와 그를 알고 있으며, 그는 미쳐가고 있고 여러분 모두는 공범"이라고 직격했다. 그린 전 의원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습이 '미국 우선주의' 공약에 위배된다고 비판하며 지지 철회를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이것은 우리가 미국 국민에게 약속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악이다"라고 썼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정신 나간 미치광이의 광란"이라고 규정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X에 "부활절에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정신 나간 미치광이처럼 광란을 부리고 있다. 그는 전쟁범죄 가능성을 위협하고 동맹국들을 소외시키고 있다. 이것이 그의 본모습이지만, 이것이 우리의 모습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훨씬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썼다.
버니 샌더스 무소속 상원의원은 "위험하고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인물의 망상"이라고 규정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부활절 아침 미국 대통령이 올린 글이 이것"이라며 "의회는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 이 전쟁을 끝내라"고 촉구했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통령 직무 불능 선언 절차인 헌법 수정 25조까지 거론했다. 머피 의원은 "내가 트럼프 행정부 각료라면 부활절에 수정 25조를 다루는 헌법 전문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 것"이라며 "이건 완전히, 전적으로 정상을 벗어난 행동이다. 그는 이미 수천 명을 죽였고 앞으로도 수천 명을 더 죽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홈페이지
로 카나 민주당 하원의원은 NBC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지금 당장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 즉각적인 휴전이 필요하며, 이란·이스라엘·미국이 폭격을 멈추고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도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언어가 "부끄럽고 유치하다"며 이란 주둔 미군의 위험을 높인다고 비판했다.
이번 게시물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마감 시한을 7일 오후 8시(동부시간)로 못 박으면서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핵심 항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말 이란을 공격한 이후 사실상 봉쇄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의 유엔 대표부는 "미국 대통령이 이란 민간인의 생존에 필수적인 기반시설 파괴를 공개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 내일은 너무 늦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이집트·튀르키예를 중재자로 한 간접 협상을 이어왔지만 아직 의미 있는 진전은 없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수차례 마감 시한을 제시하고도 번번이 연장해온 전례가 있는 만큼, 화요일 시한이 실제 민간 기반시설 공격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이번 게시물이 촉발한 미국 정치권의 반응은 분명했다. 전쟁 개시 5주를 넘기는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에 대한 우려가 당파를 넘어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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