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e as a Meth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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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 as a Method

노블레스 2026-04-06 1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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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allation View of 〈Anicka Yi: We Have Never Been Individual〉, Gladstone Gallery, Brussels, 2019. Photo by David Regen. Courtesy of the Artist and Gladstone Gallery. © Anicka Yi / Artists Rights Society(ARS), New York.

Anicka Yi

박테리아, 냄새, 튀긴 꽃, 세포 등 유기적이면서 일시적인 재료를 사용해 기술과 생물, 감각을 연결하는 실험을 지속해온 아니카 이. 생물학, 생화학, 인류학은 물론 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을 가로지르며 예술적 상상력과 과학적 실험을 결합해 인간의 감정과 감각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제시해왔다. 그의 작업은 시각 중심의 예술 체계를 넘어 후각과 촉각, 시간성 같은 비가시적 요소를 호출하며 인간과 비인간, 자연과 기술의 경계를 새롭게 사유하게 한다. 이러한 작업 전반에는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고 분류해온 방식, 그리고 그 인식 체계가 배제해온 존재에 관한 질문이 관통한다. 꿀벌이나 개미, 미생물처럼 인간의 시야에 쉽게 포착되지 않는 생명체를 조력자로 호출함으로써, 작가는 예술 창작의 주체 개념 자체를 흔든다. 여기서 생물은 단순한 소재가 아니라 행위자로 기능하며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 영속성과 부패라는 실존적 조건을 작업의 중심으로 끌어들인다. 그러나 아니카 이의 관심은 생물학적으로 규정되는 ‘생명’의 범주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2021년 영국 테이트 모던에서 선보인 〈현대 커미션: In Love with the World〉에서 그는 공중을 유영하는 기계 생명체를 제시했다. 알고리즘과 공기의 흐름, 박테리아와 해조류 연구, 향 데이터가 결합된 이 존재들은 기계와 생물, 자연과 기술의 경계를 흐리며 인간과는 다른 감지와 판단의 가능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Oneness〉에서도 이어졌다. 곤충과 미생물 이미지, 인공지능적 사고 구조를 병치한 작업을 통해 그는 집단 지성, 비개인적 사고, 인간 외 존재하는 진화 모델을 탐구하며 인간 중심적 인식 체계에 근본적 의문을 제기한다. 이처럼 아니카 이의 작업은 인간의 감각과 사고가 닿지 못한 영역을 불러내며, 생명과 기술이 얽힌 세계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그가 구축하는 낯선 생태는 예술이 여전히 새로운 인식의 가능성을 열 수 있음을 증명한다.

Ned Kahn, Rain Oculus, 70-foot Diameter, 4” Thick Acrylic Bowl That Gets Filled with 200 tons of Swirling Water Every 15 min., 2010. Courtesy of the Artist. © Ned Kahn.
Ned Kahn, Wind Tree, 2024, Masdar City, Abu Dhabi(with UAP). Courtesy of the Artist. © Ned Kahn.

Ned Kahn

‘환경 예술가’ 그 자체로 알려진 네드 칸은 작품을 통해 보이지 않는 자연을 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곤충이 피부를 통해 호흡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바람이 그 호흡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까지 인식하는 경우는 드물다. 생물유체역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곤충과 식물은 공기의 흐름이 있을 때 비로소 원활하게 숨 쉰다고 한다. 이렇게 생명의 호흡은 대기의 가장 아래층, 우리가 매일 통과하며 살아가는 얇고 섬세한 공기층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이 공기를 거의 의식하지 않은 채 소비해왔다. 네드 칸은 바로 이 보이지 않는 공기, 바람, 흐름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아왔다. 그의 작업은 공기의 이동 경로와 건축물, 식물, 지형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상호작용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풀, 수면을 스치는 공기의 움직임을 연상시키는 구조물은 장소마다 서로 다른 공기의 패턴을 드러내며,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환경의 리듬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건물 하나, 나무 한 그루가 만들어내는 바람의 형태는 모두 다르다. 또 그 흐름은 매 순간 변화한다. 그의 작업은 공기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며 세계를 조각하는 존재임을 드러낸다. 40여 년에 걸쳐 전 세계에서 160건 이상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칸은 예술과 과학, 자연과 건축의 경계를 지속적으로 흐려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익스플로러토리엄(Exploratorium)에서 선보인 초기 작품 ‘Tornado’, ‘Turbulent Orb’, ‘Chaotic Pendulum’ 등을 시작으로, 그는 대기물리학, 유체역학, 지질학적 패턴을 탐구하며 자연현상에 반응하는 작품을 만들어왔다. 그의 관심은 자연의 작동 방식을 드러내고, 그 복잡다단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적 경험을 통해 인간이 자연을 ‘관계 맺는 대상’으로 인식하도록 전환하는 데 있다. 칸의 작업은 우리가 보지 못한 공기와 바람을 감각의 영역으로 끌어오며, 예술이 환경에 대한 태도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음을 조용하면서도 분명하게 보여준다.

Tomás Saraceno, Heteropoda Saracenoi, Female Paratype in Natural Retreat between a Banana Leaf and the Stem, Bajawa, Flores Island, Indonesia(8°48′27.1″S 120°58′55.9″E, 1269 m). Named by Peter Jäger. Photo by Frank Schneider, 2024. Courtesy of the Artist.
Installation View of ‘From Arachnophobia to Arachnophilia’(2025) during 〈Tomás Saracenoi〉, Neugerriemschneider, Berlin, 2025. Courtesy of the Artist, Arachnophilia and Neugerriemschneider.

Tomás Saraceno

여기, 거미에 대한 공포를 근본부터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업을 선보이는 작가가 있다. 바로 토마스 사라세노다. 역사적으로 거미에 대한 공포는 서구의 상상 속에서 이 존재를 음산하고 혐오스러우며 위협적인 대상으로 형상화해온 방식을 통해 강화됐다. 그러나 사라세노는 지난 10여 년간 거미와의 ‘협업’을 통해 생물 자체에 주목하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구조물에 대한 문화적 인식을 전환하는 프로젝트 팀 ‘아라크노필리아(Arachnophilia)’ 작업을 지속해왔다. 사라세노는 거미 공포증이 실제 거미에 대한 두려움이라기보다, 문화적 상상력에 기반해 규정된 감정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투사되고, 체계화되고, 전승되어온 거미 공포증. 그는 인간과 비인간, 친족과 적, 동물과 인간 사이에 설정된 경계가 결국 인간 스스로 만들어낸 것은 아닌지 질문한다. 아라크노필리아 팀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의 참여자를 초대하고 엮으며 하나의 거대한 ‘웹’을 짜나간다. ‘멸종에 맞서는 지도 그리기(Mapping Against Extinction)’라는 공동의 과제를 통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집단적 사유의 장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경계를 만들고 가두는 행위가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며 어떻게 폭력적인 현실을 구축해왔는지 되묻게 한다. 작가의 문제의식은 거미와의 협업에만 깃든 것이 아니다. 토마스 사라세노는 공중에 떠 있는 조각, 커뮤니티 프로젝트, 인터랙티브 설치 작업을 통해 환경을 감지하고 거주하는 지속 가능한 방식을 꾸준히 모색했다. 예술, 건축, 자연과학, 공학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20여 년에 걸쳐 진행한 ‘에어-포트-시티/클라우드 시티’ 프로젝트에서는 구름처럼 자유롭게 이동하고 재조합되는 세포 구조의 거주 플랫폼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러한 시도는 국경과 화석연료로부터 자유로운 환경을 지향하는 국제적 · 학제적 예술 공동체 ‘에어로센(Aerocene)’ 프로젝트로 확장되었다. 사라세노는 이 공동체의 파운더로서 2020년에는 ‘Fly with Aerocene Pacha’란 프로젝트로 32개의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이는 항공 역사상 탄소 배출 없이 이루어진 가장 지속 가능한 인간 비행으로 기록됐다. 결국 토마스 사라세노는 거미줄, 공기, 에너지 같은 자연의 구조와 관계 맺기 방식을 작업의 핵심 매체로 삼아 인간과 비인간이 공존하는 세계를 다시 상상하게 한다. 그의 작업은 자연을 통해 예술이 사유와 실천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동시대 예술의 역할을 확장한다.

Anthony Howe, Kadupul, Aluminum with Stainless Bearings, Variable Speed Gearmotor 0-20 rpms, 18×18×9ft., 500lbs, 2017. Courtesy of the Artist. © Howe Art Inc.
Anthony Howe, Lucea II, Stainless Steel, 22×11×8ft., 1000lbs, 454kg, 2017. Courtesy of the Artist. © Howe Art Inc.

Anthony Howe

바람을 매개로 금속에 생명을 불어넣는 키네틱 조각가 앤서니 하우는 스테인리스스틸과 3D 디지털 설계, 전통 금속 가공 기술을 결합해 작품을 완성한다. 그의 조각은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며, 햇빛과 그림자를 반사해 공간 전체를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변화시킨다. 조각의 각 부분은 독립적 구조체이면서도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정교하게 설계되었다. 덕분에 관람객이 그 주위를 거닐 때마다 매 순간 다른 패턴과 리듬을 경험하게 한다. 하우의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자연의 보이지 않는 힘과 인간의 감각이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하고, 금속과 바람, 빛이 만들어내는 조화 속에서 새로운 공간적 경험을 제시한다. 작가의 조각은 해파리나 해바라기를 연상시키는 유기적 형태와 달리, 극한의 조건에서도 존재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일부 작품을 픽업트럭 뒷부분에 고정해 고속도로를 달리며 바람에 대한 내구성을 실험할 정도로, 작가의 몰입과 열정은 남다르다. 이렇듯 철저한 검증과 설치 경험은 1994년 그가 설립한 조각 공원에서 더욱 구체화되었다. 또한 대형 설치작으로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 개 · 폐막식의 ‘Cauldron’, 2017년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 배경에 사용한 작품 ‘Lucea’가 대표적이다. 리우 올림픽의 ‘Cauldron’은 성화 봉송 역할을 했다. 태양을 모티브로 한 초대형 회전 조각이 개막식 이후에도 점화되어 관람객과 선수들에게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Lucea’는 극도로 정교하게 회전하며 바람과 빛을 반사, 관람객에게 살아 있는 조형물을 보는 듯한 경험을 제공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자연의 에너지와 인간 경험의 감각적 교차를 극대화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앤서니 하우의 작품은 조형적 유려함과 과학적 이해가 결합된 결과물로, 바람이 닿는 순간 살아 움직이는 시각적 시뮬레이션을 보여준다. 그는 종종 작품 제작에 레이저 커팅과 해양용 경량 섬유를 결합하기도 하며, 고유한 곡선과 회전, 반사의 패턴을 통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리듬과 공간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예술철학과 기술 덕분일까. 앤서니 하우는 2019년 피렌체 비엔날레에서 ‘Lorenzo il Magnifico’ 특별상을 받는 등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Mark Dion, Tate Thames Dig – Double Sided Cabinet and 27 Photographs, Wooden Cabinet, 27 Photographs, Size Variable, 1999, Installation View, Art Now 20: Mark Dion, Exhibition Leaflet, Tate Gallery, London 1999. Courtesy of the Artist and Tanya Bonakdar Gallery, New York / Los Angeles.
Mark Dion, Tate Thames Dig – Double Sided Cabinet and 27 Photographs, Wooden Cabinet, 27 Photographs, Size Variable, 1999, Installation View, Art Now 20: Mark Dion, Exhibition Leaflet, Tate Gallery, London 1999. Courtesy of the Artist and Tanya Bonakdar Gallery, New York / Los Angeles.
Mark Dion, Tate Thames Dig – Double Sided Cabinet and 27 Photographs, Wooden Cabinet, 27 Photographs, Size Variable, 1999, Installation View, Art Now 20: Mark Dion, Exhibition Leaflet, Tate Gallery, London 1999. Courtesy of the Artist and Tanya Bonakdar Gallery, New York / Los Angeles.

Mark Dion

조각가 마크 디온은 과학적 방법과 지식이 어떻게 권위를 획득하고, 그 권위가 자연을 이해하는 우리의 태도를 어떻게 규정해왔는지 탐구한 작가다. 실험 가운을 입고 식물학자, 곤충학자, 고고학자, 생물학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관람객 앞에 등장하지만, 디온은 이러한 역할극을 통해 과학이 구축해온 외형적 권위와 지식 생산 장치를 드러내고, 그 안에 스며든 이데올로기와 관습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게 한다. 그에게 예술은 시각적 대상 이전에 사유의 장이며, 지적 담론이 형성되는 공간이다. 그의 초기작 ‘열대 자연에 대하여(On Tropical Nature)’는 이러한 태도를 명확히 보여준다. 평소 “자연은 이데올로기를 생산하는 가장 정교한 영역 중 하나”라고 말해왔는데, 이 작품을 위해 그는 탐험가이자 자연 연구자의 역할을 자처하며 베네수엘라 오리노코강 수원 인근 열대우림에 약 3주간 체류했다. 그가 수집한 것은 나비, 토양 샘플, 나뭇가지, 콩꼬투리, 조개껍데기 같은 자연 표본이지만, 이들은 손전등, 모종삽, 노트, 플라스틱 욕조, 카메라, 신발 같은 일상의 인공물과 뒤섞여 즉흥적 기준에 따라 진열되었다. 이러한 혼성적 배열은 자연과 인공, 객관과 주관, 과학과 개인적 취향 사이의 경계를 흐릿하게 한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디온의 대표 연작 ‘분더카머(Wunderkammer)’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16~17세기 유럽의 ‘호기심의 캐비닛’에서 차용한 이 형식은 자연물, 인공물, 폐기물, 역사적 유물을 위계 없이 병치하는 진열 방식을 따른다. 디온은 이 고전적 진열 방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자연사박물관과 과학 제도가 전제해온 객관성과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다시 말해 디온은 이러한 작업을 통해 과학과 예술, 전문가와 비전문가, 사실과 허구 사이의 경계를 교란시키며, 자연을 이해하는 또 다른 서사를 제안하는 것이다. 그에게 예술은 우리가 무엇을 ‘자연’이라 믿어왔는지 되묻는 비판적 실천이다. 그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인간의 인식과 제도 속에서 구성된 자연을 향한 날카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다.

Ana Mendieta, Untitled: Silueta Series, C-print, Frame: 62.2×87.6cm, 1977. Courtesy of Marian Goodman Gallery. Licensed by Artists Rights Society(ARS), NY. © The Estate of Ana Mendieta Collection, LLC.
Ana Mendieta, Silueta de Arena, Super 8mm Film Transferred to HD Digital Media, Color, Film Still, Silent; 1 min. 33 sec., 1978. Courtesy of Marian Goodman Gallery. Licensed by Artists Rights Society(ARS), NY. © The Estate of Ana Mendieta Collection, LLC.
Ana Mendieta, Silueta Sangrienta, Super 8mm Film Transferred to HD Digital Media, Color, Film Still, Silent; 1 min. 51 sec., 1975. Courtesy of Marian Goodman Gallery. Licensed by Artists Rights Society(ARS), NY. © The Estate of Ana Mendieta Collection, LLC.


Ana Mendieta

다학제적 예술가 아나 멘디에타는 자연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활용했다. 자신의 작업을 설명하며 ‘어스-보디(Earth-body)’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흙, 불, 꽃 같은 자연 요소와 함께 풍경 속에 자신의 신체 윤곽을 남기는 작업으로 가장 잘 알려졌다. 그는 ‘자연 세계와 지속적인 관계 맺기’를 통해 발화했다. 멘디에타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Silueta’ 시리즈는 1973년 멕시코를 여행하던 중 시작됐다. 이는 존재, 회귀, 재생의 개념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땅이나 풀에 신체의 윤곽을 불과 초로 표시하거나, 흙이나 모래, 진흙에 몸의 모양을 음각처럼 남기고, 꽃, 잎, 물, 돌 등을 활용해 여성의 형상을 부조처럼 쌓아 올리기도 했다. 말 그대로 ‘흔적(silueta)’을 잠시 남기는 행위가 이 작업의 핵심인 셈이다. 작가는 이에 대해 “자연 속에 존재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결국 침식되어 사라지는 차원에서 이 작업은 여러 층위에 존재해왔다”고 설명했다. 신체의 흔적과 윤곽이 대지로 되돌아가는 것처럼, 예술은 고정된 대상이 아님을 시사한다. 멘디에타의 작업 전반에서 우리는 ‘존재’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사진이나 조각이 대상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전통적 의미의 재현을 넘어, 작가는 신체를 자연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자기 몸을 단순히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 놓아 흔적을 남기고, 또 사라지게 하는 방식으로 정체성과 재현 사이에 만들어지는 교차점에 주목한다. 신체와 자연의 상호 관계, 그리고 그 사라짐 자체를 드러내는 존재론적 체험으로 멘디에타의 작업은 그 의미를 생성하고 있다. “나는 언제나 자궁(자연)으로부터 버려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예술은 우주와 나를 이어주고 친밀감을 회복하는 수단이다. 즉 내 예술은 모성적 근원으로의 회귀를 나타낸다.” 이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그의 작업이 단순히 자연 속 신체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뿌리와 문화적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시도를 의미한다는 점이다. 또 여성으로서, 여성을 차별적 대상으로 보는 전통적 시선과 거리를 두고, 신체 스스로 자연과 맺는 관계 그 자체만으로 존재감을 확립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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