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죽었다 싶었다"…이란 영내 구출 작전, 위기의 순간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다 죽었다 싶었다"…이란 영내 구출 작전, 위기의 순간들

이데일리 2026-04-06 09:04:01 신고

3줄요약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격추된 F-15E 전투기 승무원 구출 작전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미군이 생존자의 위치 신호를 포착하고도 이란의 함정일 수 있다는 우려로 구출 결정을 망설였으며, 구출 직전에는 수송기가 활주로 모래에 바퀴가 박혀 작전 전체가 위기에 처하는 순간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란 이스파한에서 미군 항공기로 추정되는 잔해와 헬리콥터 로터 일부가 포착된 모습. (사진=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은 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작전 경위를 상세히 공개했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도 복수의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세부 경위를 보도했다.

◇격추 후 14시간 만에 생존 신호…CIA가 신원 확인

F-15E는 지난 3일 이란군 미사일에 격추됐다. 미국 당국자에 따르면 격추 지점은 이스파한주 상공이었으며, 조종사와 무기체계 장교 두 사람이 따로 비상 탈출했다. 조종사는 탈출 직후 부대와 교신을 유지하다 약 6시간 만에 구조됐으나, 무기체계 장교는 행방이 확인되지 않아 미군 전체가 수색에 집중했다.

NYT에 따르면 미군은 격추 후 약 14시간이 지나서야 해당 장교의 위성 비콘(beacon) 신호를 포착했다. 전투기 조종사들은 구조 조율용 비콘과 보안 통신 장비를 갖추고 있으나, 적에게 탐지될 수 있어 상시 신호 발신을 자제하도록 훈련받는다. 신호를 포착한 직후 미 중부사령부는 조종사 구출 사실을 공개하려던 성명 발표를 즉각 취소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해 무기체계 장교를 찾을 가능성이 있는 한 조종사 구출 정보를 비밀로 유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령급이라고 밝힌 해당 장교는 발목을 삐고 부상을 입은 채 해발 2100m 능선을 올라 바위 틈새에 몸을 숨겼다. 미군 감시기와 드론이 인근 상공을 샅샅이 뒤졌으나 처음에는 생존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 군 당국은 그의 상태를 “소재 불명”으로 분류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비콘 신호를 보내는 것이 해당 장교 본인인지 장비를 습득한 이란인인지 확인하기 위해 CIA 고유의 특수 기술을 동원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도 그가 단독으로 있는지, 이란군에 포위됐는지, 생포됐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정보 수집에 나섰다.

◇CIA 기만공작·전파 교란·도로 폭격…총력전

신원이 확인되는 동안 CIA는 시간을 벌기 위한 기만 공작을 펼쳤다. 이란 내부에 “미군이 이미 해당 장교를 확보해 지상 차량으로 이동 중”이라는 허위 정보를 흘려 이란 수색대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한 것이다. NYT에 따르면 이 공작은 이란군 사이에 혼선을 일으키는 데 일정 부분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은 수색 강도를 오히려 높여 국영방송을 통해 적의 조종사를 생포해 보안군에 넘기면 현상금을 주겠다고 독려했다.

미군은 아울러 장교의 은신 위치 주변 전자장비를 교란하고 주요 도로를 폭격해 이란 병력의 접근을 차단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카타무알안비야 합동군사령부는 새로운 방공 시스템으로 미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발표하는 등 이란군의 대응 역량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9일(현지시간) 비공개 장소에서 미 공군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가 이란 전쟁 중 '에픽 퓨리' 작전 지원 임무를 위해 이륙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SEAL팀6 주도 100명 투입…“가장 복잡한 작전”

단독 은신이 확인되자 미군은 야간을 기다려 구출에 나섰다. NYT에 따르면 구출 작전은 SEAL팀6(Team 6)가 주도했으며, 델타포스와 육군 레인저가 예비 전력으로 대기했다. 헬기·감시기·전투기·공중급유기로 구성된 대규모 재래식 지원 전력도 함께 편성됐다. 투입 특수부대 규모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에 200여명이라고 밝혔으나 로이터와 NYT는 약 100명이라고 보도했다. 전체 작전 지원 인원과 직접 투입 인원의 차이일 수 있으나 확인되지 않았다.

특수부대 헬기들이 산악 지점에 착륙하는 순간 미국과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폭격을 가해 주변 이란군의 접근을 차단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NYT에 “이번 구출 작전이 미 특수작전 역사상 가장 어렵고 복잡한 작전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구출된 장교는 헬기로 이란 영내 임시 비상 활주로로 이송됐다. 계획대로라면 그곳에서 C-130 수송기를 타고 쿠웨이트로 이동해야 했다. 그런데 이 마지막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NYT에 따르면 C-130 한 대, 혹은 두 대 모두의 앞바퀴가 모래 활주로에 박혀 이륙이 불가능해졌다. 로이터는 “기계 결함”이라고 표현했다. 로이터 취재에 응한 미국 당국자는 “그 순간이 바로 ‘다 죽었다’ 싶었던 순간이었다”며 “(지휘부의) 신속한 의사결정 덕분에 살았다”고 전했다.

결국 수 시간의 사투 끝에 대체 항공기 3대가 추가 투입됐고, 장교와 구출 병력은 이 항공기들에 재탑승해 이란 영공을 빠져나왔다. 잔류한 수송기 2대와 헬기 4대는 이란에 남기지 않기 위해 미 전투기의 폭격으로 자폭 처리됐다.

항공기들이 이란 영공을 벗어났다는 보고를 받은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자정을 갓 넘긴 시각 소셜미디어에 “우리가 그를 구했다(WE GOT HIM!)”고 외쳤다.

◇호르무즈는 여전히 이란 손에…트럼프 추가 위협 예고

구출 작전의 성공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즉각적인 위기는 한고비 넘겼다. 그러나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전쟁의 현실로 돌아왔다고 짚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이란의 통제 하에 있으며, 이는 세계 원유 공급량의 최대 20%에 영향을 미친다. 구출 성공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을 타격하겠다고 경고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라”고 압박했다.

이란이 미 전투기를 반복적으로 격추할 능력을 보유했다는 사실이 이번 작전으로 다시 확인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확전과 협상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가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지난 3월 23일(현지시간) 비공개 장소에서 미 해군 MH-60R 시호크 헬리콥터가 이란 전쟁 중 '에픽 퓨리' 작전 지원 임무를 위해 USS 핑크니함에서 이륙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