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상위 저축은행들의 연체율이 5%대로 내려앉고 순이익이 전년의 50배 수준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을 정리한 효과가 본격 반영되면서 건전성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된 모양새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OK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 등 대형사 쏠림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부 은행은 대규모 적자로 돌아가 ‘양극화’도 뚜렷해졌다.
6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총자산 기준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평균 연체율(확정치 기준)은 5.46%로 집계됐다. 전년 말 7.83%에서 2.37%포인트 떨어진 수치로, 업계 전반의 부실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연체율이 가장 낮은 곳은 DB저축은행으로 2.39%를 기록해 상위 20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2%대에 안착했다. 연체율 개선 폭이 가장 컸던 곳은 OSB저축은행으로, 전년 12.71%에서 6.21%포인트 하락한 6.5%를 나타냈다. 지난해 상위 20개사 중 두 자릿수 연체율을 기록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연체율 하락에는 업계가 공동펀드를 조성해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회수 불능 채권에 대한 대손상각을 선제적으로 진행한 점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PF 대출 부실 충격을 어느 정도 소화하면서 저축은행들이 ‘정상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경우 연체율이 8.59%로 상위 20개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 은행은 20개사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연체율이 상승했다. 기업 대출 위주의 포트폴리오가 부동산 경기 악화와 맞물린 데다, 일반 부동산 담보 대출 중 중도금 대출 부문이 연체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상위 20개사의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97%로, 전년 말 10.11%보다 2.14%포인트 개선됐다. 2024년 9월 말(9.24%)과 비교해도 1.27%포인트 낮아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저축은행 수도 줄었다. 2024년에는 웰컴·하나·예가람·페퍼·대신·OSB·NH·모아·고려 등 9곳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한국·웰컴·하나·페퍼·OSB·NH 등 6곳으로 감소했다. 이 역시 부동산 PF 부실채권 정리의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개선 폭이 컸다. 상위 20개사의 지난해 누적 합산 당기순이익은 2천600억원으로, 전년 53억5천만원에서 약 50배로 급증했다. 금리 상승기에 이자 수익 확대가 제한된 가운데서도 부실 정리와 투자 수익이 실적 개선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별 은행별로는 OK저축은행이 1천688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업계 1위에 올랐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유가증권 투자에서만 2천90억원의 수익을 거두며, 순이익이 전년 392억원에서 1천296억원 늘어났다. 뒤를 이어 SBI저축은행이 1천131억원, 신한저축은행 344억원, DB저축은행 236억원, 대신저축은행 194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자산 기준 업계 1·2위인 OK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이 상위 20개사 전체 당기순이익의 약 80%를 차지해, 수익이 대형사에 집중되는 양상도 뚜렷하다. 대출 규제 강화로 전통적인 이자 수익 사업이 위축되자, 이들 대형사는 주식·채권·펀드 등 유가증권 투자 비중을 키우며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반면 중·소형 저축은행들의 수익성은 엇갈렸다. JT친애·예가람·JT·OSB·우리금융·고려저축은행 등은 전년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NH·KB·애큐온저축은행은 전년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NH저축은행은 전년 126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978억원 규모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유동성 측면에서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축은행의 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유동성 비율 평균값은 전년 217.14%에서 지난해 157.91%로 낮아졌다. 규제 기준(100%)을 크게 상회하고는 있지만, 단기간에 하락 폭이 컸던 만큼 향후 유동성 관리가 업계의 또 다른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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